[칼럼] 의심과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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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남수 목사(순복음충만교회)

예수님을 열심히 따르던 도마가 예수님의 죽음 앞에서 깊은 슬픔에 젖어 있다가 부활의 소식을 듣습니다. 눈으로 부활을 확인하고 손으로 만져보지 않고는 믿지 않겠다던 그가 예수님의 부활의 몸을 보고 나서는 매우 강한 어조로 신앙 고백을 할 때,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성경에 기록되어있습니다. –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는 나를 본 고로 믿느냐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 되도다(요20:29). 보지 않고는 믿지 않겠다는 그의 고집을 예수님이 들어주신 것 같아 보입니다. 부활의 몸을 나타내신 후에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고 말씀하시면서 도마가 믿는 사람이 되도록 이끌어주었습니다. 도마가 예수님을 -“나의 주시며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요20:28)라고 고백한 것은 그가 확실히 믿음의 사람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장면입니다. 이렇듯이 의심과 불신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믿음의 사람이 된 도마의 모습은 요한복음서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 너는 나를 본 고로 믿느냐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 되도다. 하신 이 말씀은 보고 믿는 것보다 보지 못하고 믿는 것이 더 복되다는 것처럼 읽힐 수가 있습니다. 도마는 눈으로 보고 믿었지만 이 후의 사람들은 보지 못하고 믿어야 함을 미리 알려주신 것입니다. 도마처럼 고집스럽게 부활의 몸을 보여주어야만 믿겠다고 해도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을 언급하신 것입니다. 이제는 보지 못하고 믿는 시대가 올 것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도마처럼 보고 믿는 것은 제자들에게만 허락된 특별한 경험일 뿐 그 뒤에 오는 사람들은 제자들이 본 것을 기초로 부활의 몸을 보지 않고도 믿음으로 반응해야 함을 강력히 전달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이 하신 이 말씀은 보지 못하고 믿는 사람들의 행렬이 얼마나 길게 펼쳐질지에 대해 상상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사도 베드로는 예수님의 부활의 몸을 직접 보았음에도 그가 쓴 서신서에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 여러분은 예수 그리스도를 한 번도 뵌적이 없는데도 사랑하고 있습니다. 지금 그분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도 아니면서 그분을 믿고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은 땅 위에서 살고 있지만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하늘로부터 오는 기쁨으로 행복감에 젖어 있습니다(벧전1:8현대어성경). 베드로는 예수님의 부활하신 몸을 눈으로 직접 확인했지만 그것이 믿음의 결정적인 근거가 될 수 없음을 이렇게 밝힌 것입니다. 보지 못하고 믿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를 이 말씀만큼 묘사하기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보지 못하고 믿는 믿음이란 이런 증거들도 알지 못하고 그 뜻도 알지 못하고 믿는 것이 무조건 복이 있다는 말은 아닙니다. 심지어 부활하신 예수님을 본 사람도 신비한 기적이나 놀라운 환상을 본 사람도 믿을 수 없는데 어쩐 일인지 우리는 그냥 믿어진다는 것입니다. 증거가 있든 없든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거짓말이라고 하든 우리는 그냥 믿어지는 것이 복입니다. 왜요? 우리는 창세전부터 선택받은 하나님의 백성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이 귀한 믿음을 은혜로 선물로 주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이 믿음에는 엄청난 능력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성령님이 내 마음에 오셔서 내가 믿을 수 있게 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에게 엄청난 것을 주시는 귀한 부활입니다. 예수님의 부활로 우리도 부활하게 되기때문입니다. 부활은 단순히 죽은 사람이 다시 죽을 몸으로 소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죽을 몸이 죽지 않는 영원한 몸으로. 완전한 몸으로 소생하는 것이 부활입니다. 이 부활을 믿게 된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릅니다. 이렇게 보지 못하고 믿는 믿음이 복되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런 믿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평생 믿음으로 이 부활의 소망을 가지고 사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