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전 사례들 평가와 바람직한 통일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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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석 목사(시카고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 총무, NIM 대표)

지난 11월 7일 독일 베를린의 ‘역사와 통일연구소’는 독일 베를린비전교회에서 ‘독일통일 31주년 기념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연구소 소장 김현배 목사의 허락을 받아 베를린자유대학교 정치학 역사문화학부 통일부 프로젝트 연구책임자인 베르너 페니히 박사(Dr. Werner Pfennig)의 강의 내용 중 한반도 통일을 위한 준비 제안 부분을 소개합니다. 독일 통일을 위한 준비 과정과 통일 후 모습들에 대한 평가를 한 이후에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서 여러 가지 제안을 한 것이기에 우리가 진지하게 생각하고 우리 상황에 맞게 잘 적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페니히 박사는 한반도 통일을 위한 제안으로 남북 관계의 정상화의 필요성을 이렇게 강조했다고 합니다.

“평화적인 통일은 오랜 기간의 정상화 과정을 거쳐야만 가능하다. 북한을 이웃으로 받아들이고 화해해야 한다. 남북의 관계가 적대적인 관계에서 협력의 관계로 전환되어야 하고 이 과정이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어야 한다 이 정상화 과정 동안 북한의 내부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야만 하고 돌이킬 수 없는 수준의 변화가 필요하다. 북한의 경제적 그리고 사회적 개방과 개혁 그리고 변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통일과 그 이후의 통합 과정이 수월해질 것이다. 통일이 아직 안되었으나, 남북 관계가 정상화만 되어도 한반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남북한이 친구는 되지 못해도 신뢰할 수 있는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독일 통일이 가능했던 여러 이유 중에 하나는 서독과 동독이 여러 경제 협력을 통해서 상호신뢰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한국은 독일과는 다르게 접촉점과 협력 사례들이 부재하고 협약을 지키는 상호신뢰 등이 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대북제재 완화를 고려해야 한다. 지난날 대북제재로 인해서 효과를 보지 못했다. 도리어 북한 정권은 핵개발을 이루어 냈고, 대북제재로 북한 주민들만 고통을 당하고 있다. 북한의 상태는 심각하다. 독일 통일을 돌아보면서 상생을 위한 양보와 협력의 마음이 중요함을 발견했다. 통합은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지 못해도 심지어 자신의 의견이 거절당해도 계속 협력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북한 정권이 범죄적인 집단이라 할지라도 그들의 행동 양식을 이해하기 위한 그리고 협력을 위한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된다.”

그리고, 이어서 베르너 페니히 박사는 한반도의 통일은 당사자들의 문제임을 강조하면서 통일 문제의 주도권을 잡고 가야함을 강조하였습니다.

“독일 통일이 가능했던 이유는 미국이 지지했고 소련이 반대하지 않았다. 동독 주민들이 변화했다. 그러나 한국은 분단된 상황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안정된 상태로 있다. 이 상황이 변화되어야 한다. 가장 필요한 것은 대한민국과 북한이 주도권을 가지고 협력 대화 의견교류를 해야 한다. 틀을 만들어 가야한다. 그렇지 않다면 외부의 세력들이 대신 틀을 짤 것이다. 한반도의 역사를 평가해 보면 내부의 갈등, 즉 남북갈등 남남갈등 세대갈등 남녀갈등 등이 외부의 압력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이를 해결하도록 계속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베르너 페니히 박사는 한반도 통일을 위한 두 가지 전제조건을 제시했습니다.

“첫째로 북한의 안정이다. 북한의 생존이 보장된 오랜 기간의 정상화 과정이 필요하다. 변화는 우선적으로 북한 내에서 일어나야 한다. 독일의 통일 주된 원인은 동독 내부에서의 변화였다. 선 정상화 후 통일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보다 개성공단 정상화가 더 큰 의미를 갖는다. 경제적인 협력이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협력이 북한의 내부 변화를 유도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 분단이 그 효용성을 잃어야 한다. 지금까지 분단 상태가 동북아 정세의 안정화에 기여했고 의미가 있었다. 이제는 정상화된 남북 관계가 분단된 상태 보다 내부적으로 그리고 외부적으로도 더 나은 상태로 판단되어질 수 있도록 새로운 틀을 짜야 한다. 중국과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미국을 설득하면 일본은 따라올 수밖에 없다. 설득하는 힘은 대한민국과 북한의 강한 의지와 하나 됨에서 출발한다.”

독일통일이 여러 문제를 경험했지만, 그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면서 더 나은 독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독일의 선례를 통해 우리의 잘못된 부분을 발견해서 고치고, 필요한 것은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주변국들 특히 미국과 협력해 나가면서 통일 환경을 긍정적으로 조성해 나가는데 기여해야 합니다.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남북한과 디아스포라 우리 한민족의 역할을 함께 감당할 때, 자유와 평화의 복된 통일이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