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자기 파트를 전심으로 노래하라

1962

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시카고)

성경 말씀은 교회를 우리 몸에 비유하곤 합니다. 몸은 다양한 지체들로 이뤄져 있고 모든 지체가 자기 고유 기능을 잘 감당할 때 몸은 건강합니다. 교회도 마찬가지 입니다. 하나님께선 교회에 속한 성도 모두에게 한 가지 이상의 은사를 주시고 그 은사를 기초로 각자에게 고유 사역들을 맡겨주십니다. 전 성도가 자신의 사역에 충성할 때 교회는 건강하게 성장합니다.

A라는 한 잃은 영혼이 교회에 정착해가는 과정을 상상해봅니다. 전도의 은사를 지닌 한 성도가 A를 위해 전심으로 기도하면서 헌신적으로 복음을 전합니다. 하나님께서 그의 헌신을 통해 A의 마음과 발을 움직여 어느 주일 교회로 이끌어주십니다. 교회 문을 들어서는데, 누군가 다가와 사랑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A 에게 주보를 전해주고 함께 예배당으로 들어가 좌석을 안내해줍니다. 그의 상냥함 때문에  어색했던 A의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예배당 안을 둘러보고 있는데 자신을 초대한 성도가 활짝 웃으며 다가와 곁에 앉아 대화를 건넵니다. A의 마음은 한층 더 편안해집니다. 찬양이 시작됩니다. 일주일 내내 기도하고 준비한 찬양팀의 찬양을 듣는 데, 처음 접하는 곡인데도 자신의 마음이 평안해지는 걸 느끼며 A는 신기해 합니다. 대표기도가 시작됩니다. 모두가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기에 A도 따라 합니다. 기도자의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문장들 속에서 사랑이 느껴집니다. 하나님과 교회와 성도들을 향한 진실한 사랑이. 곧이어 울려퍼지는 성가대 찬양에 A는 자기도 모르게 깊이 몰입합니다. 찬양의 가사 한절 한절이 성가대원들의 믿음의 고백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입니다. 성가대원들이 자리로 돌아오는 동안 성도들끼리 서로 인사를 나눕니다. 낯선 느낌에 A는 고개를 이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립니다. 그런데 교회 성도들 모두가 자기에게 다가와 따뜻하게 자신의 손을 잡아주며 진심이 담긴 인사말을 전합니다. A는 마치 자기가 벌써 이 교회 식구가 된 것같은 생각이 들면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설교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러자 곁에 있던 성도가 성경을 찾아 그날 읽을 곳을 손가락으로 짚어줍니다. 설교를 직접 듣는 건 그날이 처음이었는데, 이 교회 공동체를 사랑으로 채우고 계신 하나님이라는 분이 궁금해져서 사뭇 진지하게 들었습니다. 몇 마디 말씀이 가슴에 담깁니다. 예배가 다 끝나자 자신을 초대한 성도의 안내에 따라 친교실이라는 곳으로 내려갑니다. 환영합니다 라는 팻말과 예쁜 화병과 정갈한 음식이 놓인 테이블에서 목사와 몇몇 분이 반갑게 맞아줍니다. 호기심으로 부엌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그날 봉사 당번으로 보이는 성도들이 교회 식구들에게 음식과 미소를 함께 나눠주고 있습니다. 교인들의 표정에 행복이 가득합니다. 테이블 대화도 편안합니다. 목사와 성도들이 먼저 자기 소개를 하고 교회의 역사와 교회가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설명합니다. 들어보니 자기도 참여하고 싶은 일들도 있습니다. 간간이 A에게 돌아오는 질문도 불편하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 때문에 A도 속에 있는 말들을 조금씩 꺼내놓습니다. 어느새 더 친숙해진 느낌이 듭니다. 친교를 다 마치고 교회 문을 나서는데, 목사와 여러분이 문 밖까지 배웅해줍니다. “다음 주일에 다시 뵈면 좋겠네요.” 따뜻한 인사 때문에 진짜로 다시 오고 싶어집니다. 주중에 A는 다녀온 교회의 몇 성도들과 목사로부터 따스한 안부 전화를 받습니다. 결국 A는 다음 주일에도 그 다음 주일에도 예배에 참석합니다. 그러는 중 예수님을 믿게 되고 충성스런 일군으로 성장해갑니다.

건강한 교회는 자기 파트에 충성하는 성도들의 하모니가 합창만큼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