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자녀와 부모로 부터의 독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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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정

하재원 공인재정상담가(시카고)

 

우리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전통중의 하나는 장성한 자녀가 연로하신 부모님을 봉양하는 것 입니다. 부모님들은 어려운 생활 가운데에서도 자식의 성공을 위해 온갖 정성을 다하여 뒷바라지를 하고 자녀들은 이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경제력을 상실한 부모님의 노후를 책임졌던 것 입니다. 그러나 21세기를 사는 지금은 이러한 전통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데 그것은 자녀들의 효심이 부족해서라기 보다는 세상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부모님들께서 생업에서 물러나신 뒤 자녀들의 도움으로 살아가는 기간이 그리 길지않았었고, 은퇴를 하신 부모님들은 대부분 커다란 활동을 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부모님의 용돈과 꼭 필요한 생활비의 일부를 부담해 드리는 것이 대부분의 자녀들이 부모님을 봉양하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부모님의 은퇴기간이 과거에 비해서 비약적으로 늘어나 은퇴생활은 평균 20년 이상이 되고 은퇴생활의 모습도 운동, 예술활동, 여행, Health Care등과 같이 상당히 많은 지출을 요구하는 쪽으로 변화가 되었습니다. 이 같은 시대에 자신의 가족 생계와 연간 수만 달러씩 소요되는 자녀의 대학공부까지 뒷 바라지 하면서 부모님을 봉양하는 것은 일부 아주 성공한 자녀 또는 부모님께서 많은 재산을 물려준 가정에서나 있음직한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결국 부모님의 은퇴 준비는 고스란히 부모님의 몫이 됩니다. 요즘 우리 주변에서는 부모님이 자녀의 부양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장성한 자녀와 손주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행복한 노후를 준비하는 첫 걸음은 자녀로부터의 독립이고 자녀들 또한 부모님의 헌신적인 희생과 도움을 기대하기 보다 스스로 자신의 가정을 책임지도록 하여야 합니다. 부모님들 또한 과거 처럼 자신의 생계의 터전인 논과 밭을 팔아서 자녀에게 모든 것을 투자하는 모험은 이제 지양하셔야 합니다. 그동안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부모님의 지원을 받은 자녀들이 반대로 다시 부모님을 지원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이 대부분의 가정은 돈도 위에서 아래로 흘러가게 됩니다. 수년 전에 저희 고객중의 한분은 자신의 집을 담보로 하여 자녀의 사업자금을 마련해 주었는데 이 자녀가 이혼을 하는 탓에 부모님, 자녀 모두 어려운 처지로 내 몰린 경우가 있었습니다. 결국 미국에서 건강한 부모 자식의 관계는 서로가 재정적인 독립을 확보한 토대위에서 서로를 배려하고 공경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더 늦기전에 부모님들은 스스로의 노후를 책임질 준비를 시작하시고 자녀들에게는 물고기를 주기 보다 낚시하는 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때로는 자녀가 힘들어하고 어려워하는 것을 지켜 보아야 하지만 서로가 재정적으로 독립이 되어야만 상대방이 어려울 때 조금 이라도 도울 수가 있게 됩니다.

부모님은 한시라도 빨리 자신이 노후를 맞이할 때 가능한 수입이 얼마인지 그리고 어떻게 모자란 부분을 충당할 수 있을지 계획을 세우셔야 합니다. 또한 동시에 자녀들이 성장하여 사회에 나갈 때 흥청망청 낭비하는 생활이 아니라 자신의 회사에서 제공하는 401(k)등과 같은 효과적인 저축방법에 꼭 먼저 저금을 하고 나머지로 생활하는 법을 실천하도록 인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847-486-95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