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정확한 대북정보분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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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한(한미자유연맹 부총재/시카고)

최근 건강 이상설과 사망설까지 연루됐던 북한 김정은이 잠행 20만인 지난 5월 1일 평남 순천의 인비료 공장 준공식에 참석함으로 김정은의 위중설은 결국 해프닝으로 끝이 났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일 김정은이 순천린(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지난달 11일 북한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뒤 대중 앞에 나타나지 않아 건강이상설이 불거졌었다. 특히 지난달 15일 김일성의 생일인 태양절 행사에 참석치 않아 건강이상설이 증폭됐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과 한국의 언론 그리고 탈북자들의 대북정보분석에 헛점이 많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탈북자중 고위층 출신인 전 영국 공사 태영호 국회의원 당선자도 김정은과 관련된 직접적 정보는 최측근 몇명밖에 알수 없다고 증언한바 있다. 김정은의 신변이상설은 탈북자들이 만들고 있는 데일리NK가 처음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이 매체는 김정은이 지난달 심장수술을 받다 중태에 빠졌다고 보도했었다. 직후 CNN이 이를 받자 전세계적으로 김정은에 대한 건강이상설이 급속하게 퍼졌었다. 그러나 이번에 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함으로써 건강이상설은 불식되었다

김정은의 재등장으로 한국내에서도 김정은의 위중설을 제기했던 사람들에게 현재 상당한 비난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사건으로 곤란해진 사람들이 있는데, 북한에서 탈북한, 그리고 이번에 야당에서 국회의원 당선이 된 사람들이 대표적이다. 먼저 태영호 당선자는 “김정은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걷지 못하는 상태다”고 했었고, 필자와도 친분이 있는 지성호 당선자는 아예 “사망한 걸 99% 확신한다”고 했었는데, 북한 전문가로 국회에 가게 된 두 사람이 처음부터, 그것도 제일 중요한 문제를 놓고 이렇게 말이 가벼워서야 앞으로 믿을 수 있겠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문제의 시작은 정확하지 못한 대북정보분석이 문제가 된것이다. 전 북한 고위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당선인은 지난달 28일 외신 인터뷰에서 김정은 건강 상태에 대해 추측이 아닌 단정적 표현을 썼다. “한가지 분명한 건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고 말한 것이다. 역시 탈북민 출신인 지성호 당선인은 지난 5월1일에 까지도 “김정은 사망을 99% 확신한다”는 발언을 했었다.

필자는 지성호 당선자와의 친분으로 국회의원 당선전까지 그가 운영했던 북한인권단체 나우를 방문하기도 했는데, 그곳에는 많은 탈북자들이 근무하고 있었고 북한내부를 왕래하는 탈북자들도 있었다. 이번에 지성호 당선자가 발언했던 것은 북한내부를 왕래하고 있는 탈북자들이 수집해온 휴민트(인적정보)를 통해서 알게 된것으로 사료된다. 그러나 앞서 태영호 당선자가 언급했던것처럼 북한 최고통치자 김정은 관련 정보는 최측근 몇명밖에 알수가 없다. 즉 북한내부를 왕래하는 탈북자라도 일반적 북한주민들 관련 정보이외에는 알수 없는 최고급 정보인것이다.

부정확한 정보에서 발생한 뉴스들과 김정일의 사망장면과 합성하여 김정은위중설을 만들어 낸 가짜뉴스들은 오히려 반 김정은 단체들의 신뢰성과 정직성, 도덕성에 흠집을 가게 만든다. 나아가서 김정은 정권으로 하여금 긴급사태 대비와 예방을 하게끔하는 힌트를 주기만 할수 있다.

지난 20일 국내 인터넷 매체의 묘향산 시술 보도에 이어 21일 CNN이 수술 후 위중한 상태라고 보도한 것을 계기로 신변이상설로 전환하면서 급속하게 퍼진후, 중국 고위 소식통을 인용한 사망설이 나오면서 신변이상설은 정점에 달했다. 북한과 관련해 가짜 뉴스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일차적으로 북한이 내부 정보를 투명하지 공개하지 않는 폐쇄성 때문이다. 나아가 북한이 역정보를 외부에 흘리면서 정보 보안 관리에 나섰을 가능성도 주목 대상이다.

또한 우리 사회 전체가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북한 뉴스를 당파적으로 다루는 현상도 가짜 정보가 득세하는 배경으로 분석된다. 최근 소셜미디어와 더불어 유튜브가 활성화하면서 자신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골라서 듣는 시대가 된 것도 가짜 뉴스 확산에 유리한 환경이다.

필자는 한국및 미국내 김정은의 재등장 이전에 필자와 친분이 있는 북한인권단체들에게 김정은과 그측근들이 코로나 사태를 피해 강원도 원산에 피신해있는것으로 분석해서 보내기도 했다. 상당 기간 서방언론에 김정은이 공개를 꺼린것은 신적 존재이자 북한 노동당 최고 수령인 김정은이 코로나를 무서워해서 숨어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 그것이야 말로 북한 급변사태를 이끌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바 있다. 단지 몇사람의 탈북자의 말보다는 다양한 소스의 정확한 대북정보 분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