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주님이 준비해 주신 아침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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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선한 이웃교회 담임목사/미육군 채플린

 

“예수께서 이르시되 ‘와서 조반을 먹으라’하시니 제자들이 주님이신 줄 아는 고로 당신이 누구냐 감히 묻는 자가 없더라.”- 요한복음 21:12

갈릴리 바닷가의 ‘베드로 생선구이집’엔 언제나 세계에서 모여든 순례객들로 인해 테이블마다 자리가 꽉 채워지곤 합니다.  신선한 빵과 셀러드 그리고 막 구워낸 생선구이가 식탁에 차려질 때 사람들은 이를 기념하느라 사진 찍기에 분주합니다.  그렇지만 이같은 관광객들을 위해 준비된 상업화한 음식은 이천년전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위해 친히 이곳 바닷가에서 준비해 주신 아침식사 – ‘숯불생선구이 & 토스트’ – 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갈리리 바닷가에서의 아침식사 기록은 성경중 ‘부활절후 예수님의 사역’(Post-Resurrection Ministry)을 소개한 이야기중 하나입니다. (요한복음 21장)  이미 두번이나 예수님의 부활을 목격한 제자들이 예루살렘에서 80마일이나 떨어진 갈릴리의 고향땅으로 다시 돌아가 예전처럼 고기잡이를 하고있습니다. 그들은 아무것도 잡은 것이 없이 뜬눈으로 밤을 보내며 그물을 내렸습니다. 새벽녘에 찾아온 부활의 주님이 그들에게 말씀합니다: ‘이사람들아, 바른편에 그물을 내리게!’ 그러자 그물에 찢어질듯 고기가 잡혔고, 그제서야 제자들의 눈이 밝아져 부활하신 예수님임을  알아보게 된것입니다. 그런데 왜, 그들은 이미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고, 보았고, 만졌고, 눈으로 체험한 이들(Eyewitnesses)였는데, 고작 그들이 선택한 삶의 행보는 ‘고향앞으로 가!’였고, 옛직업으로 돌아가 불안하고 두려운 맘을 달래며 물고기를 잡고있냐는 겁니다.

바로, 여기에 부활하신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보여주고자 했던 부활을 믿는자들의 새로운 삶의 실재들(New Reality)에 관한 교훈이 담겨있습니다. 첫째는 부활의 신앙이란 더이상 두려움에 쫒겨사는 피해자의 삶이 아닌 이미 세상을 이기신 주님을 바라봄으로 승리의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Be A Victor, ,Not A Victim). 죽음은 예수님의 부활과 함께 정복되었으며, 주님의 승리는 우리에게 동일하게 약속되어진 것입니다. 그것은 생물할적 죽음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정신적, 영적 죽음을 가져다 주는 어떠한 절망과 공포도 더이상 우리를 지배하거나 억압할 수 없음을 말씀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삶의 방황과 목표가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거룩한 소명의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모든 믿는 자들은 하나님의 거룩한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그 부르심앞에 합당하게 살아가는 것 (엡4:1)은 성도의 삶의 목적인 것입니다. 주님은 한낱 자신의 배만 채우기 위해 물고기나 잡으며 인생의 모든 날들을 소진하기 원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부름은 사람을 낚는 것, 영혼을 사랑하고 돌보는 의미있는 삶으로 부르셨습니다.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말씀하신 예수님의 말씀은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라고 다시금 그들을 소명하시는 것입니다.

세째는 부활의 주님은 더욱 가까이 우리와 동행하고 계시다는 사실입니다.  부활절후 제자들이 당황한 이유가 있다면 눈에 보이는 주님의 리더십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부활후 주님의 사역’가운데 보여주신 새로운 주님의 모습은 시간과 공간을 넘어 우리와 더욱 가까이 계시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주님은 심지어 부끄럽기만한 우리를 향해 ‘우리 자신을 주님의 성전으로 삼아, 우리안에 계시길 원하신다’(고전3:16)고 하십니다.

갈릴리 아침 해변가에 오셔서, 차콜을 피우시고 밤새워 지치고 허기진 제자들을위해 아침상을 준비해 초대하시는 주님의 모습속에서, 언뜻 돌아가신 어머님의 모습이 오버랩됨을 느끼게 됩니다.  밤새워 허튼짓하고 돌아온 아들을 위해 정성스럽게 조반을 준비하시고, 아무 꾸중이나 나무람없이 아침상앞에서 하시던 말씀은 “얘, 몸버릴라.  아침밥은 먹어야지!” 뭐가 예쁘다고 말입니까? 아들은 유구무언(有口無言)입니다.  죄송함과 부끄러움과 뉘우침으로 밥상을 대하는 겁니다.  그렇습니다.  주님께서 친히 준비해 주신 아침상을 대하던 제자들의 모습이 이렇지 않했을까요?  주님이 오늘도 우리를 자비의 음성으로 부르고 계십니다: “와서, 조반을 먹으라!” (Now come and have some breakfast!” – servant.s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