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찬송으로 가득한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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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왕 사울은 악신으로 인해 괴로워합니다. 원인은 여호와의 신이 사울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사무엘이 사울에게 기름을 부어 왕으로 세웠을 때, 하나님께서 사울에게 하나님의 영을 크게 부어주셨습니다. 하지만 왕이 된 후 사울이 반복해서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지 않자 여호와의 신이 사울에게서 떠나고 만 겁니다. 그 결과 사울은 악신의 놀이터가 되고 말았습니다. 악신의 공격으로 인해 심하게 괴로워하는 사울을 지켜보던 신하들은 아이디어 하나를 제시합니다. “수금 잘 타는 자를 찾아 왕의 곁에 두시고 악신이 공격할 때마다 수금을 타게 하십시요. 그러면 왕이 낫게 될 겁니다.” 사울도 좋은 처방이라 생각하고 수금 잘 타는 자를 찾으라고 명령합니다. 이때 뽑힌 사람이 바로 다윗이었습니다. 다윗을 추천한 신하는 사울 앞에서 다윗에 대해 이렇게 평했습니다. “여호와께서 다윗과 함께 계십니다.” 다윗이 타는 수금 소리는 참으로 사울의 질병에 딱 맞는 처방이었습니다. 시편을 통해 알 수 있듯이 다윗은 하나님을 찬양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수금을 타며 하나님께 찬양드릴 때마다 사울을 해하려고 왔던 악신이 떠나버린 겁니다. 하나님께서 다윗의 찬양을 통해 임하시자 악신들이 가까이 할 수 없었던 겁니다.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빌립보에 가서 복음을 전하던 바울은 한 여종에게서 점 치는 귀신을 쫓아냅니다. 그러자 여종의 주인들이 바울을 고소해버렸습니다. 그들에게는 점 잘 치는 여종이 좋은 밥벌이였는데 바울이 그 황금 낳는 거위의 배를 갈라버리고 만 겁니다. 결국 바울은 매 맞고 감옥에 갇히고 맙니다. 로마 시대의 매질은 자칫 사람이 죽을 수 있을 정도로 심했습니다. 그런데 감옥에서 끙끙대며 신음하고 있어야 할 바울이 밤 늦은 시간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갑자기 큰 지진이 일어나 감옥 전체가 흔들리고 문들이 열리며 바울과 죄수들을 묶고 있던 사슬도 다 풀려버린 겁니다. 그리고 이 기적을 통해 바울은 간수와 가족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들 모두를 구원의 길로 인도할 수 있었습니다. 찬양이 기적을 낳은 겁니다.

마르틴 루터도 찬양의 힘을 믿었고 또한 체험한 인물이었습니다. 종교 개혁의 선봉장이었던 루터는 거대 공룡과도 같은 로마 카톨릭과 외롭고 힘든 싸움을 치르는 동안 우울증으로 고생했습니다. 교황과 교황청이 끊임없이 자신을 공격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루터를 가장 힘들게 한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루터의 전기를 기록한 롤란드 베인톤에 따르면, 루터는 “자신의 추종자들은 믿음을 위해 죽어가고 있는데, 자기는 여전히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괴로워했고, 이로 인해 루터의 우울증은 더 깊어져 갔던 겁니다. 우울증이 가장 극에 달했던 해는 1527년이었습니다. 그해 우울증이라는 수렁 속으로 밑도 끝도 없이 빠져들어가던 루터는 하나님께 이 영적 전쟁에서 이기게 해달라고 간절하게 기도했습니다. 그렇게 기도하던 어느 날, 루터는 시편 46편을 읽고 묵상하다가 성령에 감동되어 자신의 신앙 고백을 담은 시를 써내려갔습니다. “내 주는 강한 성이요 방패와 병기 되시니 큰 환난에서 우리를 구하여 내시리로다 옛 원수 마귀는 지금도 힘을 써 모략과 권세로 무기를 삼으니 천하에 누가 당하랴 내 힘만 의지할 때는 패할 수 밖에 없도다 힘있는 장수 나와서 날 대신하여 싸우네 이 장수 누군가 주 예수 그리스도 만군의 주로다 당할 자 누구랴 반드시 이기리로다(1, 2절)” 놀랍게도 이 찬송가를 통해 루터는 그 깊은 우울증에서 서서히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찬송가에 담긴 루터의 믿음의 기도를 하나님께서 응답해주신 겁니다. 루터의 신앙 고백을 담은 이 은혜로운 찬송가는, 탄생 후 약 500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이 땅의 수 많은 신앙인들에게 위로와 힘을 공급해주었습니다.

시카고 땅이 성도들이 부르는 찬송 소리로 넘쳐나길 소망하며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