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참을 수 없는 복음의 생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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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사도행전 3장의 베드로가 복음 전하는 장면에서 교훈을 발견하게 됩니다.

베드로는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다 사용해서 복음을 전합니다. 날 때부터 앉은뱅이였던 걸인을 일으키신 분은 다름아닌 예수님이라고 분명히 선포합니다. 자신이 예수님의 부활을 직접 본 증인이라고 말합니다. 예수님을 십자가 죽음으로 내모는데 동조한 사람들은 다 죄인이라고 아프게 지적하고난 후 그 죄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회개하고 돌아서서 예수님을 믿는 길밖에 없다고 선포합니다. 그리고 구약 성경의 말씀들을 인용해서 예수님이 바로 메시야이심을 증거합니다. 놀라운 설교 입니다.

그런데 설교 내용 중 회개하고 돌이키면 유쾌하게 되는 날이 이른다는 내용이 유독 눈에 들어옵니다. ‘유쾌’라는 특이한 표현 때문입니다. 원어 사전을 들쳐보니 자신의 마음을 짓눌러 괴롭히던 것이 깨끗하게 사라져버려 기분이 상쾌해지다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신약 성경에 딱 두 번 등장하는 단어 입니다. 어떻게 베드로는 예수님의 죄사함을 이렇게 생동감 있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었을까요? 누가복음 5장에 기록된 자신의 체험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밤새 조업을 했지만 허탕친 베드로가 그물을 정리하고 있을 때, 예수님께서 다가와 베드로의 배에 올라 무리들을 가르치기 시작하셨습니다. 배의 주인인 베드로는 예수님 바로 곁에서 귀한 말씀을 영혼에 퍼담을 수 있었습니다. 가르침 후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호수 깊은 곳으로 가서 그물을 내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평생 어부로 살아온 베드로의 짠밥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지시였지만, 거스릴 수 없는 신비한 힘 앞에 베드로는 순종합니다. 그런데 깊은 곳에 도착해 그물을 내리자마자 고기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기적이었습니다. 그때서야 베드로는 곁에 계신 분이 메시야이심을 깨닫게 됩니다. 곧바로 주님 앞에 엎드린 그는 간청합니다. “주여 나를 떠나소서 저는 죄인 입니다.” 죄인이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있자니 두려움과 떨림 때문에 견딜 수가 없는 겁니다. 그런 베드로에게 주님께선 무서워말라고 위로해주십니다. 내가 너의 죄를 다 용서했으니 더 이상 두려워 말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요한복음 13장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는 장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베드로는 주님의 행동에 처음엔 반발했습니다. 그러나 발을 씻어주지 않으면 주님과 상관없는 자가 된다는 주님의 말씀을 듣고는 자기 몸 전부를 씻어달라고 합니다. 이때 주님께서 베드로는 이미 목욕한 자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자신의 배 안에서 주님 앞에 엎드려 죄를 자백하던 그때 베드로는 영적 목욕을 체험한 겁니다. 그리고 이때 유쾌함을 체험한 겁니다. 영혼을 짓누르고 있던 죄악 덩어리들이 싹 사라지고, 그후 영혼에 찾아온 날아갈 것만 같은 기분을 아주 생생하게 경험한 겁니다. 그때의 체험 때문에 베드로는 추상적이고 현학적인 표현이 아닌, 생동감 넘치는 단어를 사용해서 복음을 전하고 있는 겁니다. “회개하고 예수님을 믿으세요. 그러면 10년 체증이 쑤욱 내려가는 영적 홀가분함을 느끼게 될 겁니다. 이미 경험해 본 제가 그 유쾌한 느낌을 잘 압니다.”

예수님을 참으로 믿고 구원을 체험한 사람들은 그 체험 때문에 베드로처럼 생생하고 간절하게 복음을 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죄와 사망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길을 알고 벗어났을 때의 기분을 확실히 알기 때문에, 그 절망의 무게에 짓눌려 신음하고 있는 자들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겁니다.

우리 모두 복음을 모르는 지인들에게 유쾌한 날 누리는 법을 선물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