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천국에서 큰 자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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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예수님께선 하나님 나라에서 큰 자가 되기 위한 길을 보여주셨습니다. 먼저 모든 사람의 끝이 되라고 하십니다. 세상 사람들은 첫째가 되려고 최선을 다하는데, 하나님 나라에서는 서열상 가장 낮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겁니다. 주님의 교훈은 잘 만든 수수께끼처럼 아리송합니다. 바울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끝자리로 내려갔습니다. 55년경에 쓴 고린도전서에서 바울은 자신을 사도 중에서 지극히 작은 자라고 고백합니다. 60년경에 쓴 에베소서에서는 자신을 모든 성도 중 지극히 작은 자 보다 더 작은 자라고 고백합니다. 바울의 비교 대상이 사도에서 성도들로 바뀌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65년경에 쓴 디모데전서에서는 자신을 죄인 중에 괴수라고 소개합니다. 주님과의 동행 시간이 길어지고 영성이 깊어지면서, 바울은 더 더 더 낮은 자리로 내려간 겁니다. 끊임없이 낮은 자리를 찾아 내려간 바울을 하나님께서 높여주셨습니다. 그의 서신서들 중 무려 13개를 신약 성경으로 묶어주신 겁니다. 예수님은 모든 사람이 두려워하고 꺼려하는 가장 끔찍하고 낮은 자리인 십자가에까지 내려가셨습니다. 우리와 같이 육신을 입고 오신 주님은 십자가라는 죽음의 자리를 앞두고 죽기까지 괴로워하셨습니다. 하지만 그 강력한 죽음의 시험을 기도로 이겨내시고, 스스로 그 가장 낮은 자리로 내려가신 겁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주님을 다시 살려주셨고, 하늘과 땅의 권세를 다시 회복시켜주셨고, 또한 하나님 우편 보좌로 다시 불러 주셨습니다. 여러분은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요?

첫번째 길이 위치에 관한 정적인 내용이라면, 두번째 길은 해야 할 일에 대한 동적인 내용입니다. 두번째 길은 바로 모든 사람을 최선을 다해 섬기는 겁니다. 마가복음 10장에서는 아예 종이 되어 모든 사람을 섬기라고까지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하신 후, 어린 아이를 품에 안으신 주님은 섬김이란 당신의 이름으로 이런 어린 아이같은 자를 영접하는 것이라고 가르쳐주셨습니다. ‘어린 아이’와 ‘주님의 이름으로’라는 표현이 담고 있는 의미를 알아야 섬김의 진짜 뜻을 알 수 있습니다. 어린 아이는 당시 사회적으로 가장 무시받는 존재 중 하나였습니다. 당시 사회는 어린 아이를 완성된 인간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성인이 되어야 비로소 한 인간으로 대접해주는 겁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숫자를 카운트 할 때도 어린 아이는 계산하지 않았습니다. 성경에도 남자만 몇 명이었다는 표현이 종종 등장합니다. 당시 유대인들의 일상어인 아람어도 아이의 지위를 잘 나타내줍니다. 아이에 해당하는 단어 ‘탈리아’는 하인이라는 뜻도 갖고 있는 겁니다. 당시 사회 안에서 어린 아이의 지위가 하인과 같았음을 보여주는 겁니다. 그러니까 주님은 ‘어린 아이’를 통해, 사회적으로 가장 약한 계층 보다 더 낮은 자리로 내려가서 그들을 섬기라고 가르쳐주신 겁니다. 그렇다면 ‘주님의 이름으로’라는 표현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요? 간단하게 말해서 주님처럼이라는 뜻입니다. 섬김의 태도를 강조하고 있는 겁니다. 사회적으로 가장 약한 계층을 섬길 때도 주님을 섬기듯 그렇게 최선을 다해 섬기라는 겁니다. 빌립보서 2장 7절은 주님께서 종의 형체로 오셨다고 증거하고 있습니다. 죄로 죽을 수밖에 없는 모든 사람들을 가장 낮은 자리, 곧 십자가에서 섬기기 위해 오신 겁니다. 주님은 우리를 대충 섬기지 않으셨습니다. 생명을 내어주면서까지 섬겨주신 겁니다. 주님께서 직접 섬김의 모범을 보여주신 겁니다. 마태복음 25장은 마지막 때, 주님께서 천국에 들어갈 양과 지옥불에 떨어질 염소를 구분하시는 비유를 담고 있습니다. 이때 주님은 양들에게, “사회적으로 약한 계층들을 섬긴 것은 바로 나를 섬긴 것이다.”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우리 모두 공동체의 가장 밑바닥에서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약한 자들에게 다가가 주님을 영접하듯 최고의 사랑으로 섬기는 삶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