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하나님의 각종 지혜”를 이루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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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바울은 에베소 교회가 “하나님의 각종 지혜”, 즉 믿는 모든 성도들이 식구 공동체를 이루는 교회가 되도록 기도합니다.

먼저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교회를 이루고 있는 성도들 개개인의 삶이 변하지 않으면 “하나님의 각종 지혜”를 실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두 가지를 간청하고 있는데, 첫째 성령 하나님을 통해서 속사람이 강건해질 수 있도록 능력을 달라고 기도합니다. 속사람은 인격을 뜻하는데, 성령님께서 역사하셔서 모든 성도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인격을 지닐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기도하고 있는 겁니다. 둘째 믿음을 통해 예수님께서 모든 성도들의 영혼에 거주하시는 역사가 일어나도록 능력을 달라고 기도합니다. 이 기도에서 바울은 성도들의 믿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거주하시는 삶이 되기 위해서는, 내가 내 삶의 주인 되는 것 보다, 예수님께서 주인 되시는 것이 훨씬 복되다는 사실을 믿는 믿음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내가 질그릇에 불과하다는 사실과 예수님께서 보배시라는 사실을 믿을 때, 질그릇을 깨뜨리는, 즉 자기를 부인하는 작업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믿음의 작업은 쉽지 않습니다. 이미 자기 뜻대로 사는데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능력을 달라고 기도합니다. 바울은 기도가 이뤄질 때 일어나는 삶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사랑에 뿌리를 내리고, 사랑 위에 삶을 세우게 된다는 겁니다. 예수님의 거주와 사랑을 연결하고 있는 이유는 예수님 가르침의 중심에 사랑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율법의 뿌리를 하나님과 이웃을 향한 사랑이라고 가르쳐 주셨고, 새 계명을 주셨는데, 그것도 주님처럼 서로 사랑하라는 사랑의 계명이고, 십자가 사건을 통해 보여주신 것도 우주에서 가장 큰 사랑이었습니다. 지금 바울은 모든 성도들이 주님의 사랑으로 무장된 인격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는 겁니다.

이어서 공동체를 위해 기도합니다. 개인의 변화에 그쳐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 변화된 삶들이 모여 “하나님의 각종 지혜”를 실현해가야 하는 겁니다. 그래서 바울은 하나님께서 능력을 주셔서, 변화된 성도들 모두가 함께 예수님 사랑의 크기를 체험하고, 그 사랑의 크기가 자기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크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사랑으로 무장된 성도들이 이제 서로를 향해 그리고 교회 밖을 향해 사랑을 실천함으로, 주님의 무한한 사랑을 다같이 실제로 체험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는 겁니다. 혼자선 예수님의 무한한 사랑을 체험하기 힘듭니다. 형형색색의 성도들이 함께 연합해서 사랑을 실천할 때, 사랑의 시너지 현상이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겁니다. 중보 기도의 능력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베드로가 감옥에 갇혀 죽게 되었을 때, 베드로를 사랑하는 성도들이 마가의 집에 모여 합심해서 기도합니다. 이때 그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께서 천사를 보내 베드로를 구해 주십니다. 베드로를 만난 성도들은 놀랍니다. 베드로를 구원해주신 주님의 그 측량할 수 없는 사랑 때문에 감동한 겁니다. 각종, 형형색색의 성도들이 모여 사랑으로 기도한 결과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모든 충만으로 가득한 교회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바울의 기도는 모세가 하나님 주신 식양 대로 성막을 완성했을 때 일어난 사건과, 솔로몬이 하나님께서 다윗을 통해 주신 설계도 대로 성전을 완성했을 때 일어난 사건을 생각나게 합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가득 임했던 겁니다. 바울은 모든 교회들이 하나님의 청사진, 즉 “하나님의 각종 지혜” 대로 세워져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는 공동체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는 겁니다.

바울의 기도가 시카고의 모든 교회들에 이뤄지길 바랍니다. 형형색색의 성도들이 주님 사랑으로 무장되고, 그 사랑을 함께 실천함으로, 하나님의 임재로 충만하게 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