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하나님의 콧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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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규 목사/시카고한마음재림교회 담임

 

화가 난 황소가 머리를 땅으로 숙이고 콧구멍을 넓힌 채 콧바람을 한껏 뿜으며 달려들 기세를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말이나 양, 염소와 같은 동물들도 위험이 닥치거나 혹은 적을 만나 흥분하게 되면 콧바람을 힝힝 거리며 위협적인 자세를 취합니다. 이는 사람도 마찬가지 입니다. 흥분하거나 화를 낼 때 씩씩 거리며 콧바람을 뿜어냅니다. 흥분, 성냄과 같은 감정의 갑작스러운 기복이 생길 때 강한 콧바람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그 이유를 생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콧바람이 나오는 이유를 결론부터 말하자면 뇌의 과열 현상을 막기 위한 냉각팬의 작동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공부나 업무, 그리고 정신적 스트레스등 머리를 써야하는 일이 생기면 뇌에 혈액이 몰리고 대뇌 주변 혈관이 확장되는 현상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런데 대뇌로 연결되는 혈관의 대부분이 코를 지나는 것입니다. 두뇌 활동이 왕성해지면 혈액이 빨리 흐르게 되고 이는 열을 발생시킵니다. 이때 두개강 안에 생기는 열기를 식히기 위하여 코는 바람을 뿜어내게 되는 것입니다. 그 결과 코에서 바람이 씩씩 나오고 그 내쉬는 숨은 뜨거워지게 되는 것이지요. 사람들이 화나는 일이 있을 때 ‘열 받는다’ 혹은 ‘뚜껑 열리네’와 같은 표현을 하는 것이 그냥 나온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 뜨거워진 열을 식히기 위해 콧바람이 뿜어져 나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성경에 보면 아주 재미있는 표현이 나옵니다. 하나님의 콧바람이 얼마나 강력했는지를 알 수 있는 구절입니다. “모세가 곧 손을 바다 위로 내밀매 새벽이 되어 바다의 힘이 회복 된지라 애굽 사람들이 물을 거슬러 도망하나 여호와께서 애굽 사람들을 바다 가운데 엎으시니”(출 14:27) 홍해 바다 앞에서 오도가도 못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이 가르신 홍해 바다를 육지처럼 건너게 되었고 이내 그 뒤를 따라 달려 들어온 애굽 군대가 홍해 바다에 수장되게 됩니다. 그 바다의 힘이 얼마나 강력했는지 애굽 사람들이 도망하려고 애를 썼지만 한 사람도 살아남지 못하고 다 죽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출애굽기 14장을 통해 강한 동풍이 불어와 홍해 바다를 가르고 양편으로 물의 벽을 쌓아 올렸음을 알고 있습니다(출 14:21). 그런데 그 동풍은 무슨 바람이었을까요? 출애굽기 15장에 보면 모세가 승리의 노래를 부르며 그 바람의 근원이 무엇이었는지를 아주 재미있게 표현한 것을 보게 됩니다. “주의 콧김에 물이 쌓이되 파도가 언덕 같이 일어서고 큰 물이 바다 가운데 엉기니이다”(출 15:8) ‘주의 콧김’ 곧 하나님의 콧바람이 불어와 그 엄청난 바닷물의 수압을 밀어내시고 길을 내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콧바람으로 바다를 다시 덮으시니 애굽군대가 전멸하게 된 것입니다. 그 바다의 힘을 밀어내신 것은 하나님의 콧바람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콧바람이 얼마나 강력했으면 바다를 가르고 애굽의 군대를 단번에 격퇴시키셨을까? 이는 다른 말로 자기 백성이 위험에 처해 있는 모습을 보시고 얼마나 흥분하셨던가? 자기 새끼가 위험에 처해 있을 때 격분하여 콧바람을 힝힝 거리며 달려드는 어미와 같이 자기 백성을 구원하기 위하여 득달같이 달려와 원수의 손에서 구원해 내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모습이 그려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의 콧김’의 문자적인 의미는 ‘분노에 찬 주의 바람’이라는 뜻입니다.

모세는 원수의 손에서 당신의 백성을 구원하신 하나님을 찬양했습니다. 하나님의 콧바람이 바다를 가르고 원수들을 물리쳤다고 노래했습니다. 이런 분이 우리의 아버지요, 구원자이십니다. 홍해와 같은 삶의 문제들이 나의 앞길을 막고 원수들이 나를 해하려고 달려들 때 우리 아버지는 가만히 계시지 않습니다. 분노하여 당신을 해하려고 하는 원수들을 향해 그분의 콧바람을 뿜어내시며 달려 오십니다. 나를 위해 분을 품으시고 나 보다도 더 흥분하셔서 원수들을 물리쳐 주십니다. ‘하나님의 콧바람’ 당신을 사랑하시기에 내뿜는 하나님의 ‘사랑의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