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017년 요리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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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원(공인재정상담가/시카고)

 

주위에서 일어나는 많은 사고와 불 합리적인 일은 준비과정의 부족에서 기인할 때가 자주 있습니다. 큰 재난으로 이어지는 비행기 사고와 같은 재난도 비행기 자체의 결함이나 조종사의 실수 보다는 정비불량이나 무리한 운항에서 비롯됩니다.

미국 격언에 “나무를 베기 전에 도끼날을 먼저 갈아야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무슨 일을 할 때는 미리 잘 계획하고 필요한 준비를 마친 뒤 시작하라는 격언 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뒷마당의 나무들이 지붕을 덮게 되어서 가지치기를 할 때 준비가 부족하여 낭패를 본 경험이 있습니다.

가지치기 일을 너무 얕잡아 본 나머지 저녁때 중요한 일정을 미리 잡아놓고 오후에 가지치기 일을 시작하였는데 그일의 양이 예상보다 훨씬 많았을뿐 아니라 오랫동안 창고에 묵혀두었던 전기 톱도 말을 잘 안들어서 고생끝에 결국은 Home Depot에 달려가서 새 톱도 사오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결국 저녁때 예정해 놓은 중요 일정은 뒤로 연기하게 되었고 몸은 녹초가 되었었습니다.

무슨일을 하기 전에 꼭 거쳐야 하는 계획과 준비과정은 시간낭비와 같이 여겨질때가 많습니다. 당장 몸을 움직여서 일을하면 무언가를 성취하는 것 같은데 가만히 앉아서 계획을 하고 준비를 하는 것은 그 자체가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행동을 하기전에 작은 시간을 할애하여 잘 계획을 하면 전체적으로 소요될 시간을 크게 절감하게 됩니다.

하버드 대학에서 발행되는 Business Review 지에 2014년 실린 칼럼을 읽은 적이 있는데 제목이 “How to Spend the First 10 Minutes of Your Day.”였습니다. 하루를 시작할 때 두서 없이 시작하지 말고 그날 처리해야할 주요일과와 실행방법을 약 10분간에 걸쳐 먼저 잘 준비한뒤 일을 시작하면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상당히 줄일수 있고 하루를 마칠 때 훨씬 더 큰 성취감을 가질 수 있다는 요지 였습니다. 훌륭한 요리사는 부엌에 들어와서 요리를 시작하기 전에 사용할 주방용기, 사용할 재료, 요리 방법등을 미리 잘 계획하고 정리를 해본뒤에 요리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이에 반하여 준비가 잘 안된 요리사들은 주방에 들어와서 닥치는 대로 일을 시작합니다. 설겆이가 안된 그릇을 닦고, 요리중간에 필요한 기구들을 찾아다니고, 모자란 재료등을 구입하기 위해 뛰어다니는등의 시간 낭비를 하게 되어 정작 훌륭한 요리는 만들어 내지 못하게 되는 것 입니다.

한 가정의 풍요한 미래를 설계하는 재정계획 수립은 요리준비나 나무를 베는 일보다 훨씬 더 차분하고 치밀한 계획을 요하는 작업입니다. 요리나 나무를 베는 일은 시행착오를 거치더라도 인생에 커다란 폐해를 가져오지 않습니다. 반면에 잘못 세운 재정계획은 훗날 되돌릴 수 없는 커다란 후회가 될 수 있습니다. 많은 일반인들은 장기적인 안목과 전문적인 지식에 바탕을 둔 것이 아닌 임기응변식의 재정계획을 수립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수립된 재정계획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비 효율성을 나타내게 되어서 결국은 실패를 하게 됩니다.

우리에게는 지금 2017년 이라는 새로운 요리대상이 주어져 있습니다. 이 희망의 새로운 한해를 그냥 무턱대고 살아나가는 것이 아니라 올 한해 성취하고 싶은 주요 과제를 잘 정리해 보시고 그 실행방법을 잘 연구하여 한 걸음씩 나아가신다면 올 연말에는 뿌듯한 성취감이 가득할 것 입니다. 2017년을 어떻게 요리를 할까 계획하시는 가운데 여러분들이 과거에 세워놓은 재정게획을 다시 점검해 보시거나 아직 수립을 하지 못하신 분들은 전문가와 상의하여 잘 짜여진 계획을 세워 보는 기회를 가지시기를 바랍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모든 독자 여러분 가정에 많은 행운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Tel: 847-486-95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