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IRA만 잘 하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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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정

하재원 공인재정상담가(시카고)

 

70년대 후반 또는 80년대에 시카고로 이민을 오신 이민 1세대 동포분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당시만해도 한국의 국가 위상은 지금과는 큰 차이가 있어서 미국인들의 눈에는 그저 아시아의 조그맣고 잘 못사는 나라 정도로 인식되고 있었습니다. 그 이후 고국이 눈부신 발전을 이룬 것 만큼 우리 시카고의 이민 1세대들께서도 피땀흘린 노력과 성실함으로 이제는 어느 이민사회와 비교해도 좋은 평가를 받을 만큼 큰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제가 부딪히는 한가지 아쉬운 부분도 있는데 그것은 바로 탄탄한 은퇴설계의 부족입니다. 그리고 더욱 아쉬운 건 이민 1세대들께서 은퇴준비를 소홀히 하거나 그 중요성을 깨닫지 못해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은퇴준비를 어떻게 해야될 지를 잘  몰라서 비롯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민 연륜과 미국 사회의 제도에 대해 밝지 못함으로 그저 열심히 일만 하였지 은퇴를 위한 철저하고 효과적인 계획을 세워야 된다는 경각심이 없었습니다.

 

이에 반하여 미국인들은 직장에 취직을 하면 401(k)또는 연금(Pension)과 같은 은퇴를 위한 Automatic system안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그저 월급에 일정 부분을 떼어서 저축을 하였을 뿐인데도 막상 20-30년뒤 은퇴를 할때는 자신도 모르게 큰 목돈의 은퇴 자금을 손에 쥐고 은퇴를 하게 됩니다. 여기서 우리가 배워야할 교훈은 은퇴 자금을 효과적으로 마련하기 위해서는 기발한 투자 아이디어 또는 대박을 터트리기 위한 사업 아이템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나의 은퇴를 준비하기 위하여 따로구분을 하여 나도 모르게 저축이 되는 자동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 입니다.

 

한국에서는 과거 시중은행들이 저축을 열심히 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저축왕 선정이라는 행사를 통하여 저축을 장려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저축왕들이 모두 가지고 있는 공통된 특징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저축을 하나의 통장이 아니라 목적에 따른 여러 통장마련하여 저축을 하고 있었다는 점 입니다.  상을 수여하는 금융기관의 임원과 저축왕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여러 통장들을 부채모양으로 활짝 펴 놓고 활짝웃는 사진을 찍었는데 모두들 한번쯤은 본 기억이 나실 것 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미 정부가 마련해 놓은 개인을 위한 은퇴자금 저축수단인 IRA(Individual Retirement Account)는 내가 소유한 많은 돈 가운데 일부를 은퇴뒤의 생활비로 따로 구분하여 저축하는 방법을 제공할뿐 아니라 동시에 여러가지 세제 헤택 및 높은 수익률까지 얻을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저축 수단이 됩니다. 어찌 보면 생활을 하고 남은 돈을 저축할 때 최고 우선순위로 여기고 가장 먼저 저축을 하여야 하는 것이 바로 이 IRA구좌 입니다. 이 IRA구좌는 본인이 돈이 많다고 무작정 더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50세 미만인 사람은 연간 $5,500까지, 그리고  50세가 지난 분들은 $6,500까지만 저축이 허용되는 우리의 권리 입니다.

 

저희 고객 가운데 이제 64세가 되신 부부가 계십니다. 시카고 북부에서 1985년부터 세탁소를 운영하신 분인데 이들 부부는 자신들의 회계사로부터 세금 감면을 위해 IRA에 매년 저축할 것을 권유받으셨고 이를 실천에 옮겨서 처음에는 각자의 구좌에 매월 $100씩 그리고  수입과 불입 한도액이 늘어날 때 마다 조금씩 늘린 결과 지금은 각자의 구좌에 매월 $500씩을 저축하고 계십니다. 이 부부가 지금까지 두 분의 IRA에 저축하신 총액은 $215,600 이고 현재 구좌 잔고는 약 $570,000 정도가 됩니다. 큰 부자는 아니지만 모기지를 다 갚은 집과 세탁소 판매대금 그리고 이 IRA가 이들 부부의 은퇴후 소득원이 되게 됩니다.  이에 더하여 이 두 부부는 두분이 합쳐서 약 $2,200 정도의 소셜시큐리티 연금을 66세부터 받으실 수 있어서 은퇴 뒤 생활비 마련 걱정으로부터 벗어나 계십니다. 한달에 $200 -$300 정도의 적은 돈으로 시작한 은퇴 구좌가 이제는 이 가정의 가장 큰 자산으로 자리를 잡았고 더욱 감사한 것은 이렇게 꾸준히 매월 자동으로 저축을 하지 않았다면 그들의 총 저축액인 $215,600은 어쩌면 이곳 저곳으로 흔적없이 흩어져 버렸을 지도 모른다는 점 입니다.

 

이들 부부께서는 이제는 돌아가시고 생존해 게시지 않은 30년전 아무것도 몰랐던 자신들에게 세금을 절약하며 은퇴 후를 대비할수 있도록 안내해주신 회계사님께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계십니다. 작은 금액이라고 무심히 지나치지 마시고 아직 시간이 남아있을 때 여러분에게 주어진 권리인 IRA구좌를 잘 활용하시기를 바랍니다.

 

 

하재원 공인재정 상담가 ChFC®, CRPS®

Chicago Magazine Five Start Professional Wealth Manager  (2012-2015)

DePaul University 회계학 전공

(Tel: 847-486-95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