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Let’s go!

1608

 

이상기 목사/선한 이웃 교회 담임/미육군 군목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the message”의 저자, 유진 피터슨 목사가 월요일인 어제 85년의 생애를 마치고 죽음을 맞이했다고 합니다. “목회자들의 목사”로 칭함을 받던 그는 “모든 것이 즉흥적인 세상속(in an Instant Society)에서 주님의 참 제자로 사는 것이 무엇인가”에 깊은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는 오늘날의 기독교를 가르켜 그것은 마치 관광객들이 관광지를 여행하듯 오직 호기심에 가득한구경꾼들로 가득차 있는 것과 같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A Long Obedience in the same Direction) 단지 신앙은 종교적 엔터테인먼트로 전락했고, 설교도 기도도 가르침도 이같은 성도들의 요구에 응답해야하는 “shortcuts”-정도보다는 지름길-에만 익숙해져 있다고 말합니다. 이같은 교회의 현실에서 신앙의 참된회복의 길은 성도는 곧 “제자”요 “순례자”로 부름받은 분명한 신자의 정체성을 갖는 것이라고 진단합니다.마치 평생을 바쳐 그의 선생에게서 참된 도를 수련받는 제자와 같이, 또한 고향땅을 뒤로하고 참된 본향을 향해 떠난 순례자같이 일관된 헌신이 따르는 삶이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그는 견딜 수 없이 가벼워진 오늘날의 기독교 신앙에서 오직길과 진리요 생명되신 예수님을 진지하게 따르는 제자도만이 교회가 새롭게 살아나는 길임을 믿었습니다. 유진 피터슨 목사의 글을 읽으며 공감이 가는 것은, 교회엔 흥미를 찾듯 몰려든 관광객들 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성공과 자기성취를 좇는 신앙의 장사꾼도 많다는 사실입니다. 놀랍게도 예수를 따랐던 제자들에게서도 이같이 자신의 성공과 성취를 위해 흥정하듯 장사꾼의 맘을 내비친 제자들도 있었습니다.

성경에 소개된 요한과 야고보 형제의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마가 10:35-45) 일찌기 그들은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들의 행렬에 참예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들은 주님을 따르는 자신들의 속마음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붙잡고 이렇게 요청합니다: “주님, 우리가 무엇을 원하든지 우리를 위해 꼭 해주시기 바랍니다” (Do for us whatever we ask)무엇였을까요, 도대체 그들이 원했던 것이?그것은 세속의 권세가처럼 주님의 좌우편에 앉는 영광을 입게해달라는 요청였습니다. 주님을 따르는 이유란 자신들의 입신양명이요, 입신출세에 있었던 것입니다.자신들의 이름을 높이고 권세를 얻을 기회를 얻고자 주님을 따른 듯 합니다. 오늘날 우리의 신앙도 이렇듯 세속에 깊이 오염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같은 신앙은 주님조차 그저 무엇이든지 우리가 원하는 것들을 (whatever we ask) 얻기위해 존재해야하는 분정도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같은 철없는 제자들의 요청에 주님의 대답은 분명하십니다.나의 참된 제자가 되려면 내가 마실 잔을 마셔야 하며, 내가 받을 세례를 받아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주님의 잔과 세례는 성공에 취한 축배의 잔도 아니며, 세상에서의 칭송과 박수의 세례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십자가를 지고 따르는 순종과 헌신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신앙이란 흥미를 좇는 관광객의 취미생활이나,자신의 이익을 따라 움직이는 장사꾼의 흥정과같은 것이 아닙니다. 고난의 잔과 죽음의세례로 초청하시는 주님의 말씀은 관광객들의 귀에 솔깃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도 아니며, 자신의 행운과 성공을 따르는 이들이게 들려줄 처세술에 관한 이야기도 아닙니다. 철없는 제자들을 향해 오히려 주님은 말씀하시길, “이땅에 사는 우리의 삶의 이유란 섬김을 받기위함이 아니라, 누군가를 섬기기 위함”이라 가르쳐 주십니다. 삶이란 섬김의 기회이며 이렇게 사는 것이 하나님 나라의 백성과 세속에 속한 사람들과의 차이라고 말씀하십니다.하나님의 아들인 예수님조차 섬김을 받고자 함이아니라, 섬기기 위해 이땅에 오셨다고 선언하십니다. 목회자로 그리고 신학자로 평생을 살았던 유진 피터슨 목사는 교회안에 팽배한 이같은세속의 인기와 성공을 좇는 신앙의 허상(illusion)을 깨기위해 싸워왔다고 합니다.  그가 죽음의 침상에서 남긴 마지막 말은 “Let’s go!”였습니다.  그의 한마디는 죽음의 문턱에서조차 마지막까지 선한 싸움을 마친 이들이 외치는 담대한 승리의 선언처럼 들립니다. 그리고 순례자로 또한 주님의 제자로 함께 믿음의 길을 걷는 동역자들을 향해 외치는 간곡한 격려의 말로 들립니다: “믿음의 형제 자매들이여, 주님을 따르는 제자로 그리고 순례자로 이 섬김의 길을 함께 걸어갑시다. Let’s go!”(servant.s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