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얼굴 가리개’ 제대로 알고 선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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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쉴드(왼쪽)와 밸브 달린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 비말이 분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실험 영상.[애틀랜틱대/뉴욕타임스]

`투명 플라스틱’ 착용 편하지만 보호기능 없어
밸브 마스크도 비말 그대로 노출 되레 위험
일반 마스크 잘 착용, 거리두기가 더 효과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필수인 ‘얼굴 가리개’들 가운데 투명 플라스틱 페이스쉴드 및 밸브 있는 마스크가 착용하기 편하지만 보호기능이 떨어져 오히려 더 위험하다는 새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에 따르면 마스크보다 편하다고 많이 선택하는 투명 플라스틱 페이스쉴드와 밸브 있는 마스크를 착용하면 바이러스 입자를 차단하는데 효과적이지 않아 더 많은 세균에 노출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앞서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바이러스 입자를 적절하게 차단하지 않는다며 투명한 플라스틱 페이스쉴드와 밸브 있는 마스크는 권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오랜시간 동안 착용하기 편하고 쉽게 씻을 수 있고 의사소통이 용이한 페이스쉴드나 밸브 마스크 선호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피직스 오브 플루이드 저널에 발표된 레이저를 사용해 기침 경로를 밝힌 최근 연구에서 페이스쉴드나 밸브 마스크에서 얼마나 큰 비말 입자가 빠져나갈 수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입증했다. 공개된 레이저 실험 영상을 보면 페이스필드 아래로 작은 침방울 입자들이 그대로 빠져나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페이스필드와 밸브 마스크는 큰 비말 입자가 빠져나가면서 주변 사람들을 감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페이스쉴드와 밸브마스크 착용자들이 일반 마스크보다 바이러스 노출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에 사용된 비의료용 밸브 마스크 중 일부는 결함이 있어 착용시 마스크에 큰 구멍이 열린 채 걸어다니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플로리다 애틀랜틱대학교 연구진들은 다양한 얼굴보호막을 장착하고 기침과 재채기를 시연하기 위해 글리세린과 증류수 기화된 혼합물을 머리를 통해 펌핑하고 레이저로 경로를 조명했다. 그 결과 최고 마스크에서도 일부 비말 입자가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 작은 입자를 95% 필터링한다는 최고 마스트 N95를 착용한 테스트 영상에는 완전히 밀착되지 않은 콧대 주변에서 비말 입자가 뿜어져 나왔다. N95 마스크를 적절하게 착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필터링 효과가 최대 30%나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95, 천마스크, 의료용 마스크 등 모두가 상당한 양의 비말 입자를 차단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면 적절한 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페이스쉴드나 밸브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는 결과는 좋지 않았다. 페이스쉴드를 착용하고 기침했을 때 비말이 잘 차단되는 것 같지만 레이저 조명을 통한 시연에서 에어로졸 입자가 페이스쉴드 아래로 쏟아져 나왔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플로리다 애틀랜틱 대학교 시다타 벌마 교수는 “마스크가 필터 역할을 하고 배출하는 침방울 및 기타 입자를 포착한다”며 “침방울이 크면 페이스쉴드에 막히지만 에어로졸 크기가 10마이크론 이하이면 측면이나 아래로 빠져나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밸브가 있는 표준 95마스크를 실험에서는 큰 비말 입자들이 밸브를 통해 빠져나갔다. 건설현장, 화가가 먼지 및 기타 입자 흡입을 방지하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밸브가 있는 표준 N95마스크는 마스크 내부 압력으로 작은 디스크가 열리고 공기가 빠져나가고 흡입하면 디스크가 구멍에 단단히 밀착되어 공기가 들어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밸브 호흡 마스크는 착용자의 세균이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에 멸균 의료공간에서는 허용되지 않는다. 특히 팬데믹 동안 밸브가 있지만 실제로 작동하지 않는 수많은 가짜 밸브 마스크가 유통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 페이스쉴드는 큰 기침 입자로부터 착용자를 보호하지만 작은 기침과 에어로졸에는 덜 효과적이었다. 기침 후 더 큰 입자가 바닥에 떨어지고 에어로졸이 실내에 흩어져 결국 에어로졸 흡입을 23%만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큰 감염성 에어로졸 입자에 대한 단기 노출을 크게 줄일 수는 있지만 작은 입자는 오히려 공기 중에 더 오래 남아있을 수 있고 페이스쉴드 주위로 떠다니다 흡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얼굴 보호막을 연구한 버지니아텍 린제이 마 교수는 “페이스쉴드가 에어로졸 입자에 대한 보호기능이 거의 없었다”며 “보호 효과는 5%뿐이었다”고 말했다.

일부 사람들에게는 페이스쉴드가 여전히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발달장애아동, 청각장애인, 의사소통이 필요한 간병인들에게 마스크보다 페이스 쉴드가 유용할 수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코에서 턱 아래까지 얼굴을 덮는 2겹 이상의 천 마스크가 가장 좋은 선택이다. 마스크와 페이스쉴드를 함께 착용할 경우 추가적인 보호효과가 있어 매일 실내에서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하다. 특히 의료종사자들 경우 마스크와 함께 페이스쉴드를 착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집에서 만든 좋은 수제 마스크는 착용감도 편안하고 효과도 좋아 오래 착용할 수 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페이스쉴드 하나만 하거나 밸브 달린 마스크는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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