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어린이 당뇨 위험 2.5배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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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어린이의 당뇨병 위험을 2.5배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내놨다고 미국 ABC 방송이 12일 보도했다.

CDC는 2020년 3월 1일∼2021년 6월 28일 미국에서 코로나19에 확진된 18세 이하 어린이·청소년 250만 명을 대상으로 새로 당뇨병 진단을 받을 위험을 조사하고 이를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거나 다른 호흡기 감염에 걸린 청소년들과 비교했다.

그 결과 코로나19에서 회복될 어린이는 확진 30일 이후 새로 당뇨병 진단을 받을 위험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거나 다른 호흡기 감염에 걸린 어린이보다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당뇨병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은 앞서 성인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작년 6월 발표된 2건의 연구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췌장 베타세포를 감염시켜 인슐린 분비를 감소시킴으로써 제1형 당뇨를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제1형 당뇨는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아 인슐린 주사나 펌프로 매일 인슐린을 몸에 공급해야 하고, 제2형 당뇨는 인슐린이 분비는 되지만 인슐린 저항성으로 세포가 인슐린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CDC는 어린이·청소년들에 대한 이번 분석에는 제1형과 제2형 당뇨가 모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런 연구 결과가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어린이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나와 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소아과학회·소아과병원 협회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난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어린이는 58만 명으로 2주 전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CDC와 소아당뇨 전문가들은 이 연구와 관련해 세 가지를 명심하라고 권고한다.

첫째는 코로나에 걸렸다고 모두 당뇨에 걸리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제1형 당뇨를 연구하는 비영리단체인 소아당뇨연구재단(JDRF) 연구 담당 부회장 샌조이 두타 박사는 이 연구는 코로나19와 당뇨 사이에 관련이 있음을 보여줄 뿐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떻게 당뇨를 일으키는지 또는 진짜 어린이 당뇨를 증가시키는지를 밝혀낸 게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가 당뇨를 일으킨다거나 또는 어떻게 일으킨다는 것을 시사하는 메커니즘조차 없다”며 “코로나가 제1형 당뇨를 증가시킨다고 당장 비상벨을 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5세 이상은 화이자 백신을 맞을 수 있고, 12세 이상과 5∼11세 면역저하자는 화이자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을 받을 수 있다.

소아과 의사들은 백신 접종의 안정성이 코로나19가 어린이들에게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불확실성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자격이 되는 어린이는 모두 백신을 접종하라고 권고한다.

세 번째는 어린이가 코로나에 걸릴 경우 당뇨병 경고 신호에 주의를 기울이라는 것이다.

CDC는 당뇨 증상으로는 갈증과 배고픔, 잦은 소변, 원인을 알 수 없는 체중 감소, 흐릿한 시야, 피로감 등이 있다며 부모와 소아과 의사, 간병인 등은 이런 증상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두타 박사는 어린이들에게 특이한 행동 패턴 변화가 있는지 살펴야 한다며 당뇨 진단이 늦어지면 당뇨병성 케톤산증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올 수도 있는 만큼 이상 증세가 있으면 즉시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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