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경찰, 목사 등 3명 테러혐의 구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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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족 군인에게 빵과 물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터키 경찰에 체포된 서퍼 블리첸 목사.[메소포타미나 뉴스 에이전시 홈페이지 캡처]

쿠르드족 군인에게 빵과 물 줬다고···
교계 “기독교 탄압” 석방 촉구
작년엔 한인선교사 피습 사망

아시리아계 목사와 기독교인 2명이 쿠르드족 군인에게 빵과 물을 줬다는 이유로 지난 10일 터키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현지 언론 메소포타미아 뉴스 에이전시에 따르면 터키 남동부 모 야쿱 교회를 섬기는 세퍼 블리첸 목사와 무샤 타킨 타킨, 요세프 야 등의 기독교인은 테러 혐의로 현재 억류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 경찰은 이들에게 테러 단체로 지정된 ‘쿠르디스탄 노동자당’(Kurdistan Worker’s Party)에 동조해 쿠르드족 군인을 도운 혐의를 적용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블리첸 목사는 지난 2018년 터키 남동부 마딘 지역에 위치한 수도원을 찾은 군인들에게 빵과 물을 제공한 바 있다.
지역 기독교인들은 “이번 체포가 불필요한 조치”이며 “종교, 언어, 인종, 사상과 관계없이 목사라면 도움 요청에 응해야 했다”라며 구금된 목사와 기독교인들을 당장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 지역 기독교인들은 또 터키 당국의 이번 체포는 미국계 선교사 앤드루 브론슨 목사 사건처럼 장기화될 것을 우려했다.
브론슨 목사는 터키에서 20년간 선교 활동을 펼치다가 지난 2016년 터기 정부가 테러 조직으로 규정한 쿠르드 단체를 지원한 혐의로 체포됐다가 2018년 풀려났다. 이번 체포가 알려진 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 Commission on International Religious Freedom)도 성명을 통해 우려를 표명했다. 국제종교자유위원회는 정부 산하 독립 기구로 종교 자유와 관련 백악관에 자문을 제공한다.
터키 남동부는 지난해 11월 한인 선교사가 괴한의 피습을 받아 사망하는 등 기독교인 및 선교사들의 신변이 위협받고 있는 지역이다.
지난해 11월19일 한국 국적 개신교 김진욱 선교사가 터키 디야르바크르 시에서 괴한의 칼에 가슴과 등을 3차례 찔린 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살해 용의자로 16세 소년을 체포했으며 이 소년이 김 선교사의 휴대 전화를 뺏으려는 과정에서 벌어진 사건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 기독교 소식통은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강도 살인 사건이 아니라 기독교 핍박을 목적으로 한 의도된 암살 사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제기독연대’(ICC·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에 따르면 김 선교사는 지난 2007년 3명의 기독교인이 순교한 이후 터키에서 살해된 첫 번째 기독교인이다. 터키에서는 지난 3년간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박해와 위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는 터키를 특별 우려국으로 지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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