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총격참사 첫 장례식 엄수···2주간 21차례 눈물의 작별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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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주 초등학교 총격 희생자 추모비를 찾은 조문객[로이터=사진제공]

참사 1주일만에 10살 소녀 2명 시작으로 희생자들 차례로 영면
유족 “경찰이 잘못 인정해도 아이들 안 돌아와” 고통 호소

텍사스주 초등학교 총격 사건으로 희생된 21명의 장례식이 31일부터 2주 동안 진행된다.

이번 참사가 발생한 텍사스주 소도시 유밸디에서 희생자들을 차례로 하늘나라로 떠나보내는 눈물의 작별 의식이 21차례 이어지는 것이다.

로이터 통신은 “인구 1만6천 명의 유밸디 마을이 총격 희생자들을 안치하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2주간 장례식이 계속된다”고 보도했다.

AP 통신은 이번 주에만 희생자 11명의 장례식이 잇따라 열린다고 전했다.

총격으로 숨진 19명 아이 중 10살 애머리 가자와 메이트 로드리게스 장례식은 이날 유밸디 성당과 장례식장에서 각각 열렸다.

6월 1일에는 호제이 플로레스 주니어(10)와 어마 가르시아(48) 교사 부부가 영면에 든다.

특히 어마 가르시아는 아이들을 보호하려다 총탄에 희생됐고, 남편 조 가르시아마저 어마가 숨진 지 이틀 만에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생존했다면 10살이 됐을 일리애나 가르시아 장례식은 생일 다음 날인 6월 6일 열린다.

이번 주말 성대한 생일 파티를 준비했던 소녀의 가족은 슬픔과 고통 속에서 아이와 작별하게 됐다.

총격 사건은 일주일 전인 지난 24일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에서 발생했고 어린이 19명과 교사 2명이 희생됐다. 총격범 샐버도어 라모스(18)는 사건 현장에서 사살됐다.

유밸디 시의회는 이날 회의를 취소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댈러스 모닝뉴스와 텍사스 트리뷴 등 현지 주요 매체들은 희생자들의 명복을 기원하며 이날 정오부터 21분 동안 온라인 뉴스 송고 등을 중지하는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유족들은 총격 당시 경찰의 대응 실패를 거듭 지적하며 고통을 호소했다.

텍사스주 공공안전부에 따르면 사건 당시 교실 복도 밖에 대기 중이던 경찰 19명은 총격범 샐버도어 라모스(18)를 즉각 제압하지 않았다.

당시 현장 지휘관인 피드로 아리돈도 유밸디 교육구 경찰서장은 범인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대치하는 상황으로 잘못 판단했고, 그 사이 라모스는 100여 발을 난사하며 아이들과 교사를 살해했다.

라모스가 교실에 난입한 뒤 국경순찰대 무장 요원에 의해 사살될 때까지 거의 1시간 20분 동안 현지 경찰은 사실상 학살극을 방치했고, 공안부는 당시 경찰 결정이 잘못됐다며 사과했다.

이번 총격에 증손녀를 잃은 70대 할아버지는 희생자 추모비를 찾은 자리에서 “‘우리가 실수했고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고 경찰이 말하더라도 (숨진) 아이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10살 조카를 떠나보낸 후아나 마가나는 “어떻게 총격범이 학교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돌아다니며 총을 쏠 수 있는가”라며 경찰의 무대응을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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