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법 월경자에 총 쏴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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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백악관 회의서 제시 참모들 만류하느라 진땀

“해자 파서 뱀·악어 넣자” 전류 장벽 건설 방안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참모회의에서 국경을 불법으로 넘는 이민자들에게 총격을 가할 것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1일 뉴욕타임스는 오는 8일 발간될 예정인 책 ‘국경 전쟁: 트럼프의 이민에 대한 공격 내부’를 인용해 지난 3월 백악관에서 불법으로 국경을 넘으려는 이민자를 차단하기 위한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순찰대를 공격하는 이민자에게 총격을 가할 것을 제안했었다고 보도했다.

이 책은 마이클 시어, 줄리 허시필드 기자가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토대로 저술했다.
지난 3월 백악관 회의에 참석했던 커스텐 닐슨 당시 국토안보부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깜짝 놀라 총격은 절대 안 된다고 설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 “(생명에는 지장이 없도록)다리에 총격을 가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고, 보좌진들은 “다리를 쏘는 것 역시 불법이라 허용될 수 없다”고 만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과 멕시코 간 국경 전체를 폐쇄할 것을 지시하는 등 실현 불가능한 아이디어를 계속 내놓아 보좌관들을 힘들게 하기도 했다. 이때문에 당초 30분 예정으로 시작됐던 회의는 보좌관들이 힘겹게 대통령을 설득하느라 2시간 넘게 계속될 수밖에 없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국경 전체를 폐쇄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국경을 폐쇄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국경 폐쇄가 불법 이민자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지시를 거부한 닐슨 장관은 이로 인해 얼마 뒤 경질됐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을 따라 깊은 해자를 파고 해자 속에 뱀이나 악어를 풀어놓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물었고, 보좌관들은 비용 문제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대통령을 만류해야만 했다. 트럼프는 또 국경 장벽에 뾰족한 가시들을 붙여 이민자들이 장벽을 오르지 못하게 하거나 전기를 흐르게 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토머스 호먼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불법 이민자 문제로 너무 낙담해 있어 어떻게든 이를 해결해야만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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