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저격···공화당에 ‘빅텐트론’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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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한국산 코로나19 검사키트 공수때 공항에 나온 래리 호건 주지사 부부.<호건 주지사 트위터>

‘한국사위’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한국 사위’이자 2024년 미국 대선의 잠룡으로 통하는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가 12일 같은 공화당 소속인 트럼프 대통령을 저격했다. 백인 표심에 초점을 맞춘 트럼프 대통령의 분열적 언사를 문제 삼으며 공화당이 ‘트럼프 시대 이후’를 대비하려면 통합에 비중을 둔 ‘빅 텐트’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AP통신에 따르면 호건 주지사는 이날 NBC방송에 출연해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떠난 이후 더 많은 지지자를 끌어모을 수 있는 ‘더 큰 텐트의 정당’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선이 있는 11월에 어떤 미래가 있을지 모른다면서 “그러나 공화당은 그것이 4개월이든, 4년이든 트럼프 대통령 이후에 무엇이 일어날지에 대해 검토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어떻게 ‘더 큰 텐트의 정당’이 될 것인지에 관해 검토하고 있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해 4년 더 대통령직을 수행하든, 재선에 실패해 임기 몇 개월만을 남겨둔 단임 대통령으로 끝나든 ‘포스트 트럼프’ 체제의 공화당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호건 주지사는 한인 유미 호건을 부인으로 두고 있어 한국인에겐 ‘한국 사위’라는 별칭으로 익숙하며, 2024년 대선을 노리는 잠룡 중 1명으로 분류된다. 호건 주지사는 올해 공화당의 대선 경선에 뛰어들어 트럼프 대통령과 대결을 벌일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작년 8월 “메릴랜드의 600만 주민에게 한 약속이 있고, 할 일도, 마치지 못한 일도 많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전미주지사협회 회장으로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대처에 대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코로나19가 심각하던 지난 4월 부인과 공조해 한국에서 50만회 분량의 검사 키트를 공수하던 날 “한국인에게 감사의 큰 빚을 졌다”며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호건 주지사는 이번 대선 때 누구를 지지할지 밝히지 않아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투표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고 AP는 전했다. 그는 2016년 대선 때 투표용지에 메릴랜드 지역구를 두고 하원의원을 지낸 부친 이름을 써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학교 정상화를 압박하는 것과 관련해 “우리는 서둘지 않으려고 한다”고 선을 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 로저 스톤을 사실상 사면한 것에 대해 “분명히 정치적으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AP는 호건 주지사의 발언에 대해 “공화당에서는 드문 힐책”이라며 “공화당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처에 관한 의문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지지층에게 여전히 인기있는 대통령을 비판하길 대체로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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