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우리는 비공식 한국홍보대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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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코리안 랭귀지 밋업 그룹 책임자 세리 린 틀 모렌

한류에 빠진 시카고 멤버만 1,700여명

한식 즐기고 한인문화 이벤트 등 참여

2016 리우올림픽당시CKL멤버들이 한인식당에 모여 한국선수들을 응원했다.

시카고지역에서 일어나는 한인 이벤트 마다 한인 아닌 사람들이 적지않다. 이들은 어디서 어떻게 정보를 알고 발걸음 하게 된 걸까. 한국 음식, 드라마, 예술, 문화, 역사가 좋아서 시카고에서 열리고 있는 코리안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이들의 정보 소스는  소셜미디어 웹사이트 ’밋업’(Meet up)이다. 이 웹사이트는 ‘Chicago Korean Language Meet up Group’(이하 CKL)’이 운영한다. 한국에 대해 배우고 싶고, 관심이 많은 시카고 사람들이 모여 활동하는 그룹이다.

CKL는 현재 책임자 세리 린 틀 모렌(Sherri Lynn Ter Molen/이하 세리)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세리는 자신 스스로를 ‘비공식 한국홍보대사’로 부른다.  한국 이름도 있다. 김민화. 지난  46년간 시카고 대표 한인 일간지로  한인사회 발전을 위해 다양한 소식을 동포들에게 전해 온 한국일보가 시카고 한류열풍을 전파하고 있는 밋업의 대표 세리를 창간특집으로 소개한다. 그가 어떻게 한국문화를 사랑하게 됐는지부터 시카고 한류의 바람의 시작과 CKL 의 활동들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CKL 책임자 세리 린 틀 모렌.

■ 입양 친척 계기로 한국에 관심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에서 자란 세리는 어릴적부터 한국에 관심이 많았다. 그 흥미의 불꽃이 지펴진 계기는 이모와 이모부가 1970년도에 한국에서 한 아이를 입양하면서 부터다. 백인들 사이에서만 자란 그에게 한국인 친척은 흥미로운 사실로 다가왔고 한국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만 갔다. 1995년 한국 대전으로 영어를 가르치러 갔다. 관심만 많았지 한국문화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는 것을 느꼈고, 더 알고 싶어졌다는 세리.

“한국친구들을 따라 목욕탕 문화체험을 시작으로 회, 장어구이 먹어보기, 포장마차에서 떡볶이 먹어보기, 절에 방문하기 등 태어나서 한번도 먹어 본 적, 해 본 적 없는 체험들을 했어요. 명절에는 한국 친구들이 자신의 친척집에도 데려가서 한국식 ‘집밥’도 먹어보고, 또다른 친구의 아버지는 인삼 뿌리를 ‘생’으로 먹어보라고 주는 등 모든 것이 생소하지만 즐겁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이 시간들은 내 마음의 중심에 감동으로 자리잡았고, 내가 받은 이 감사를  나눠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미국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한국문화를 알려서 더 많은사람들과 함께 즐기는것이 자신의 사명이라며 스스로를 ‘비공식 한국홍보대사’라 생각한다는 세리는 지난 22년간 자신의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끊임없이 한국문화를 알렸다.

현재 웨인주립대 박사학위 이수예정자이자 드폴대에서 시간강사로 일하고있는 세리는 박사과정 논문 프로젝트에서도 미국에 있는 비 한인들(Non-Korean)이  K팝, 드라마 등 한국문화에 관심을 갖게된 이유와 그로 인한 한류에 쏟는 그들의 소비문화 등에 대해 연구를 하기도 했다. 그는 “나에게 한국이라는 나라를 통해 많은 것을 알려줬기에 내 논문이 한국정부와 문화산업에 유용한 정보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이 프로젝트에 담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CKL 그룹 멤버들이 지난 7일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열린 ‘부산데이’ 행사에 참석했다.

■ 구글 검색 통해 CKL 접해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국어, 문화, 음식 K팝, 역사, 예술 등 한국에 대해 더욱 폭넓게 알고, 정보를 나눌 수 있는 곳을 찾던 어느 날 세리는 포털사이트 구글에서 ‘Korea’와 ‘Chicago’를 검색했다. 시카고에서 한국문화를 나누고 있는 그룹인 ‘CKL’을 처음 알게 된다. 세리는 시카고에 자신과 같이 한국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는 사실을 접했을 때 놀라운 동시에 기뻤다고한다.

“한인이 아닌 사람들이 한국문화에 재미를 발견하고, 이를위해 다양한 활동한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웠어요. CKL에 참여하며 1년만에 그룹  부책임자로 활동을 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2010년엔 박사과정을 밟기위해 시카고를 잠시 떠나 디트로이트에서 지내야했고, 당시에 Metro Detroit Korean Meet up Group을 신설해 디트로이트에서 활동을 하기도 했어요. 박사과정을 마치고 시카고로 돌아왔을 때 다시 시카고 그룹으로 합류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뻤어요. 시카고에 돌아왔을 땐, CKL설립자 다니엘씨가 타주로 이사를 가게되면서 시카고 그룹 책임자를 맡아주겠냐고 했어요. 시카고그룹에 열성과 성심을 다했던 다니엘이 제게 시카고 그룹을 맡겨준 것은 굉장히 영광이었어요. 현재 한국문화행사가 열릴 때마다 그룹 멤버들에게 알려주고 있고, 부책임자, 이벤트 책임자 등 조직을 구성해 체계적으로 한국문화를 전하는데 힘쓰고 있어요. 아무런 대가 없이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자신의 시간과 열정을 쏟는 멤버들과 함께 하니 기쁘고, 행복합니다.”

지난해 열린 시카고한인축제에 참석한CKL멤버들이 한식당 앞에 나란히 섰다.

■ “한국을 사랑하면 누구나 환영!”

CKL은 2006년 다니엘 리차드슨(Daniel Richardson)이 처음 설립했다. 다니엘은 세계 여러 곳을 여행을 다니던 중 ‘한국’에 매료됐다. 다니엘은 시카고로 돌아와 소셜미디어 웹사이트 밋업닷컴(meetup.com)을 통해 인종, 민족, 성별, 나이 상관없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한데 모이는 자리를 마련하기 시작했다.

그의 취지는 한국 드라마, 음식, 전통, 문화, 예술 등 한국을 향한 모든 관심들을 다함께 공유하며 한국에 대한 사랑을 고취시키자는 것이었다.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사람부터 K팝을 좋아하는 사람, 한국 음식을 만들어 보고 싶은 사람, 한국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 등 목적도 다양하다. 이제는 한류에 따른 흐름을 넘어서 한반도의 이슈부터 한국 전통문화 깊숙히 분야를 넓혀가고있다.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보니 이들이 한국 브랜드, 한인 비즈니스를 서포트하려는 마음도 크다. 모임을 갖게되면 한식당에서, 휴대폰, 화장품과 같은 제품을 사게되면 한국 브랜드를 찾는다고 한다. 그러한 움직임도 자기들이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거라고 말한다.

■멤버 1,700여명…이벤트 꾸준히 참여

다시 세리의 얘기다. “현재 우리 그룹에는 1,700여명의 멤버들이 가입해있어요. 물론 이벤트마다 모이는 수가 3명부터 50명까지 천차만별이지만 각자의 관심분야에 따른 행사마다 꾸준히 참여하고 있어요. 우리 멤버들은 대부분이 한인이 아니지만 일부 한국인과 한인2세들이 멤버로 함께 하고 있어요. 그들 덕분에 나보다 연장자에게 소주잔을 받아들 때 두손으로 받는다거나 ‘누구씨라며 이름 뒤에 ‘씨’를 붙여줘야한다는 등 매번 새롭고, 재밌는 한국 문화를 나누고 있어요. 또한 CKL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운영되기때문에 운영비 부담이 크진 않지만 전혀 기금이 없기 때문에 자비로 매년 Meet up 에 일정금액을 지불하고있어요.

또한 스폰서 온라인 기프트샵(http://www.cafepress.com/giftsofkorea)을 통해 태극기 티셔츠, 한국말 적힌 컵, 무궁화 목걸이 등을 판매해서 얻는 일부 수익금으로 후원을 받고있어요. 회원 멤버십은 무료지만 매번 모임마다 활동비나 식비를 본인 스스로 부담해야 합니다. 때로는 이런 운영체제가 고충을 겪는 일이 있는데요. 한 예로 한인식당에서 12명이 모이게 됐을 때, 12명이 각자 결재를 해야하다보니 식당에서는 별로 반가워하지 않아하시는 것 같아 죄송하기도 하더라구요. 자체 운영비가 없는 시스템이라 어쩔 수 없으니 그저 양해를 구할 뿐이예요. 물론 미국문화로는 큰 상관은 없는 일이지만요.(웃음).”

 

■ “우리에게 한인행사 알려주세요”

CKL은 K팝가수 콘서트, 한국전통문화공연, 한식이벤트 등 한국과 관련된 소식들을 접하는 통로는 여러 기관, 단체들로부터 이메일로 전해받기도 하고, 매일 인터넷을 샅샅이 뒤지며 정보를 수집한다고 한다. 새로운 한인행사나 한국관련 소식이 있다면 Meet UP 시카고그룹 페이지에 포스트하고, 업데이트가 될 때마다 그룹에 가입된 1,700여명의 멤버들에게 동시에 이메일로 소식을 전한다.

“ 한국어가 유창하지 않아 영어로 된 정보를 받아야 하지만 우리 그룹을 매번 행사마다 기억해주고 연락해주는 기관들과 모임마다 스폰서로서 관심을 가져주는 한인사업체들에게 항상 고마워요. 매년 열리는 시카고한인축제라든지, 올해 처음 열리는 ‘Taste of Korea Chicago’등 한인사회 대표 행사들에도 관심이 많이 있고, 최근 시카고에서 공연한 방탄소년단, 장기하 등 한국가수들의 공연도 멤버들과 다함께 관람했답니다. 오는 7월에 한국일보가 미디어후원으로 참여하는 지드래곤 콘서트에도 저희 그룹 멤버들과 함께 갈거예요. 그외에도 시카고총영사관, 세종문화회, ENoK, 글로벌풍물인스티튜트, 한울종합복지관 등 기관에서 개최하는 다양한 주류사회 행사에 참석하거나 봉사도하고 있어요. 한인행사에 참여하는것 뿐만아니라 우리 그룹 자체적으로 한국어수업도 운영하고, 나일스 AMC12극장이나 아시아팝업시네마에서 한국영화가 상영될 때마다 함께 모여 관람하곤 해요. 극장에서 한국영화 상영이 없을 땐 ‘한류 해피 아우어’라는 이벤트를 열고 멤버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영화를 보고 시카고 안에서 한류를 느낄 수 있는 ‘한류 투어’의 시간을 갖고, 한국음식, 드라마 얘기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한국을 사랑하는 타인종 사람들에게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도 주고, 여러 정보를 아낌없이 나눠주어 항상 고마워요. 우리 그룹이 앞으로도 한인들의 행사에 더 많이 참여하고 한인들 비즈니스를 방문할 때 마다 환영해주어 한국문화를 향한 열정을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오늘도 나를 더욱 기쁘게하는 원동력이랍니다. 어떤 소식이든지 언제든지 저희 그룹에 연락주세요.” <홍다은 기자>

 

■문의: commresearch@me.com

■웹사이트: www.meetup.com/korean-138/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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