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국무장관 “나는 기독교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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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 11일 테네시 주 내슈빌 게이로드 오프리랜드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 미국 기독교 상담가 협회 컨퍼런스에서 연설하는 모습.[AP]

국무부 홈페이지에 연설 올려 논란
비기독교 단체 “정교분리 위배” 비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자신은 기독교 지도자’라고 공개 석상에서 발언한 뒤 해당 내용을 국무부 홈페이지에 올렸다가 거센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11일 테네시 주 내슈빌에서 개최된 ‘미국 기독교 상담가 협회’(AACC) 월드 컨퍼런스에 참석, ‘기독교 지도자가 되는 것’(Being a Christian Leader)이란 제목으로 연설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연설을 통해 “선한 것의 힘이 되기 위해 하나님의 지혜를 구한다”라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공식적인 업무에 하나님의 도움을 구한다’라는 내용의 연설이 공개되면 일부 언론이 나에게 칼날을 겨눌 것”이라며 비난 여론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미리 밝히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 재학 시절을 이야기하며 평범한 지도자가 아닌 기독교 지도자가 되는 길을 배웠다라고도 밝히며 부인과 함께 예수님을 삶의 중심으로 삶고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한 시절을 소개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성경 구절을 통해 내 마음을 매일 ‘진실’로 채워 새롭게 하기를 원한다”라며 “진실 중 하나는 겸손해지는 것”이라며 잠언 구절을 인용해 소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용서의 중요함을 비유한 ‘탕자’ 성경 구절을 예로 들며 이 구절을 국무부 업무에도 적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민의 안전을 위해 국무부 직원들의 업무 우수성에 대한 높은 기준을 적용한다”라고 연설을 재개한 폼페이오 장관은 “그러나 실수를 초래한 직원의 책임을 공개적으로 밝히거나 미팅에 불참시키는 일은 없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그렇게 하셨기 때문에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할 의무가 있다”라고 국무부 업무와 관련된 신념을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 같은 연설 내용이 국무부 홈페이지에 공개된 뒤 무슬림, 유대교, 세속 주의자 커뮤니티 등 비기독교계 커뮤니티가 정교분리 원칙에 위배되는 행위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 인본주의자 협회’(AHA)는 성명을 내고 “폼페이오 장관의 기독교 지도자 발언과 연설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개한 국무부의 행위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AHA는 또 “기독교 편향 주의적 신념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정부 관리를 둔 트럼프 행정부도 비난 대상”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까지 싸잡아 비난했다.
‘전국 유대인 민주 평의회’(NJDC)의 애런 케약 전 대변인은 “폼페이오 장관이 ‘이스라엘의 시대’(Times of Israel)에 자신의 위치를 이용, 기독교 전도에 나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라며 비난 행렬에 동참했다. 가장 강력한 반발을 보인 단체는 무슬림 단체였다. ‘미국 이슬람 관계 위원회’(CAIR)은 트위터를 통해 폼페이오 장관의 연설이 부적절하다며 강한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CAIR은 “폼페이오 장관은 기독교 지도자가 아니라 서로 다른 신앙과 믿음을 가진 미국인의 지도자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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