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도 점심식사도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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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은총학교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사진=은총학교>

시카고 한인사회 실버대학 탐방···④

성정하상바오로성당 부설 ‘하상은총학교’

 

데스 플레인스(675 Dursey Ln.)에 위치한 성정하상바오로성당이 운영하는 ‘하상은총학교’(교장 육정옥 마리아)가 올해로 개교 10주년을 맞았다. 하상은총학교는 성정하상바오로성당이 창립 25주년을 맞은 지난 2008년 실시한 교우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8%(412명)가 은퇴자를 위한 프로그램의 운영을 원한다고 답변한 것을 계기로 설립을 추진해 이듬해인 2009년 5월 5일 첫 학기를 시작했다.

은총학교는 매년 봄(3~5월), 가을(9~11월)학기로 12주씩 매주 화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운영(한 학기 회비 점심포함 50달러)되고 있다. 오전에는 체조, 미사, 특강, 노래 부르기 시간을 가지며, 점심식사 이후에는 기타, 한국무용, 노래, 라인댄스, 바둑, 사진, 서양화, 일본어, 하모니카, 서예, 오카리나 등의 취미교실이 이어진다. 2019년 가을학기는 지난 9월 10일 시작해 11월 26일까지 진행되고 있다. 신앙과 상관없이 60세 이상 누구에게나 오픈하고 있는 하상은총학교는 공간 및 수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150명(정원) 선착순으로 등록을 받고 있는데, 매 학기 200여명이 등록을 하는 바람에 치열한(?) 입학 경쟁이 일어날 정도라고. 신청자가 많다보니 등록일에는 오전 8시 오픈임에도 새벽 5시30분부터 줄을 선 광경도 목격할 수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특강 시간에 학생들이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이수자 데레사 하상은총학교 초대 교장은 “많은 이들이 은퇴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원하는 것을 알게 되고 곧바로 준비작업이 시작됐다. 이름 공모 뿐 아니라 이미 시카고일원에 시니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교회들을 비롯해 타주에까지 연락해 도움 받은 정보들을 토대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세워진 것이 바로 은총학교”라고 전했다. 그는 “은총학교의 장점은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학생들끼리 깊은 유대감을 형성해 수업 외에도 함께 여행도 다니고 정기모임도 가지며 친교하는 모습도 감사하다. 수업을 모두 마치고 나가는 모습 속에서 웃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하상은총학교 육정옥 마리아 제5대 교장.

육정옥 마리아 5대 교장은 “역대 교장 선생님들이 임기 후에도 모두 봉사자로 참여해 도움을 주고 있어 은총학교가 계속 성장하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 내가 교장으로서 봉사한다는 말이 무색하고 수고한다는 말을 듣기 미안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고 있다. 학생들에게 은총학교에 오시는 이유를 물으면 프로그램이 다양하고 알차다는 이야기와 점심이 맛있다는 말을 많이 하신다. 등록일 기간엔 정말 많은 문의 전화를 받는 등 은총학교를 향한 학생들의 관심과 기대는 그냥 쌓아져 온 것이 아니고 모두의 헌신과 사랑으로 쌓였다는 것을 매번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거동이 불편해 한 학기를 쉬고 다시 나온 분이 학교가 너무 그리웠다고 말할 때, 몸이 불편해도 바람 쐴겸, 즐길 수 있는 곳이 은총학교여서 행복하다는 말씀들에 힘을 얻게 된다. 마지막 순간까지 모두가 기쁘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육 교장은 “2~3세가 활동할 수 있게끔 희생하셨기에 은퇴 후 삶을 즐거운 시간으로 보상해드리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 생각한다. 개인이나 단체로 기부해주시는 분들도 있고 빵이나 옥수수 등을 나눠주시는 분들도 계시며 강의료 안 받고 봉사해주시는 분들도 계신다. 또한 성당이 은총학교가 시설 이용에 있어서 많은 배려를 해주는 등 모두의 헌신 덕분에 은총학교는 학생 등록비만 갖고도 모든 운영비가 충당되고 여유있게 음식 준비할 수 있어 감사할 뿐이다. 더 많이 수용하지 못해 오고 싶어도 못오시는 분들께 죄송한 마음이다. 앞으로도 유익하고 즐거운 수업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영희 모니카 주방총괄담당(4대 교장)은 “20여명의 주방 봉사팀이 월요일 재료 준비와 화요일 요리 준비팀으로 나뉘어 봉사하고 있다. 모두가 집에서 요리하는 마음으로 재료도 수업 전날 구입한 싱싱한 재료를 사용하고 화학조미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 등 정성을 다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경험들을 200명 기준 요리 레시피로 만들어 누구나 할 수 있도록 해두었다”고 말했다. 그는 “12주 모두 다른 메뉴를 선보이는데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비지찌개의 경우는 두 번을 넣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대부분 기도모임 멤버들이 주방 봉사에 수고해주고 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헌신해주니 10년간 마음 상하는 일도 없었고 70대에 시작해 80대가 된 분들이 과일이라도 깎아주려고 애써주는 모습은 늘 감동이다. 모든 것에 감사하다”고 전했다.(문의: 847-650-3077)<홍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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