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물든 주말’… 연쇄 총기난사에 30여 명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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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파티장·공원·주유소 등 장소 안 가려

주말 동안 전국 곳곳에서 또 다시 총기난사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30여 명의 사상자가 났다. 남가주에서도 갱단의 무차별 총격으로 낙서를 지우던 자원봉사자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하는 등 잇딴 총격사건으로 주말이 피로 물들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5일 밤 10시30분께 앨라배마 동부에 있는 인구 3,200명의 마을 데이드빌에서 발생했다. 총격사건이 발생한 곳은 ‘마호가니 매스터피스 댄스 스튜디오’로 이날 해당 장소에는 ‘스윗 16세’ 생일파티를 축하해주기 위해 수십명이 모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드빌 경찰서와 지역 고등학교 미식축구팀에서 사제로 활동하는 벤 헤이스 목사는 총격이 16세 생일파티에서 일어났고, 대부분 피해자가 10대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14일 오후 9시께에는 켄터키주 루이빌의 치카소 공원에서 누군가가 군중 수백명을 향해 총을 난사해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1명은 중태로 알려졌다. 당시 공원에는 수백명의 사람들이 있었고 최소 6명이 총에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켄터키주 루이빌에서는 지난 10일 해고된 은행 직원이 직장 총기난사를 벌여 총 5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하는 참극이 발생한 뒤 불과 나흘만에 다시 총기난사가 발생한 것이다.

또 14일 오후 9시30분께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한 주유소에서도 총기난사가 벌어져 남성 1명이 숨지고 여성 4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부상자 중에는 5세 미만의 어린이도 포함됐다.

남가주에서는 한인들도 많이 거주하는 노스리지에서 건물 벽의 갱단 낙서를 지우기 위해 페인트칠을 하던 히스패닉계 자원봉사자들이 흑인 갱으로부터 대낮에 무차별 총격을 당해 4명이 사상하는 사건이 발생, 주민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LA 경찰국(LAPD)에 따르면 15일 오후 12시30분께 노스리지 지역 파르테니아 스트릿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했다.

ABC 방송에 따르면 남성 두 명이 해당 지역 아이스크림 가게 벽에 갱단의 낙서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아이스크림 가게 안으로 들어가 낙서 위에 무료로 페인트를 칠해주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가게 주인인 빅터 산토요는 피해자들이 벽 위에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페인트를 제공해줬다. 이후 몇 분이 채 지나지 않아 총소리가 들려왔다고 산토요는 진술했다.

용의자는 흰색 세단을 탄 남성으로 차를 타고 페인트칠을 하던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차에서 내려 총을 쏜 뒤 다시 차를 타고 도주했다. 근처에 있던 주민 2명도 총격 피해를 입어 총 4명의 남성이 총상을 입었다. 가슴 부위에 여러 총상을 입은 올해 60세인 피해자는 병원에서 끝내 숨졌고, 다른 두 명은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이며, 한 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키가 큰 30대 흑인 남성이라며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연쇄 총기난사에 대해 조 바이든 대통령은 16일 성명을 내고 “앨라배마와 루이빌 총격으로 우리나라가 또 한 번 슬픔을 겪고 있다”며 “총기는 미국에서 아이들을 숨지게 하는 주범이며, 그 피해 규모는 줄지 않고 늘어나고 있다”고 규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는 분노스럽고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며 연방 차원의 총기 규제 입법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