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사랑은 당신의 중독보다 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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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 중독 문제를 인정하는 것이 회복의 첫 단추다. <로이터>

포르노 100만 편 본 중독자 중독 문제 인정하자 회복 시작돼
기도로 치유 노력, 혼자 있는 시간 피하고 바쁘게 살려고 노력

포르노가 일상생활에 깊이 파고든 지 이미 오래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포르노 중독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독교 매체 크리스천 포스트의 기고가 솔로몬 그린도 한 때 포르노에 빠져 살았다. 수백만 편의 포르노를 보며 중독자로 낙인찍혔던 그가 어느 날 중독을 극복하고 새 삶을 영위하는 계기를 맞았다. 크리스천 포스트가 그의 진솔한 포르노 중독 회복기를 소개했다.

▲ 하루 2~3시간 자고 나머지 시간은 포르노
11년 전 나는 남가주 글렌도라 시의 한 중학교 학생이었다. 그날 친구 6명과 점심을 먹던 중 한 여자 연예인의 성관계 동영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평생 들어보지 못했던 성 관련 농담을 접하게 됐다. 집에 와서 방 안 침대 누워있는데 여자 연예인 동영상 이야기가 떠올랐다. 태블릿 PC를 꺼내 ‘포르노’를 검색해봤고 그날 하루에만 13편의 포르노를 보고 말았다. 이후 7년간 장르 구분 없이 50만 편에서 100만 편에 이르는 포르노를 봤을 것이다. 매일 2~3시간만 자고 포르노를 보며 자위행위를 하는 것으로 나머지 시간을 보내기 일쑤였다. 나의 포르노 중독과 성도착증세는 날이 갈수록 심해져만 갔다.

▲ 난 포르노 중독자야
포르노에 빠져 살던 어느 날 밤. 그날도 내 전화기는 포르노를 틀어 대느라 뜨겁게 가열됐고 급기야 배터리는 방전됐다. 배터리를 충전기에 꽂고 화장실에 가서 문을 닫고 앉아 있는데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다. “아들아, 지금 뭐 하고 있니?”. 주체할 수 없는 울음이 터져 나왔고 나 자신에 대한 온갖 부정적인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한참을 더 운 뒤에 일어나 거울을 보고 나 자신에게 말했다. “너에겐 문제가 있다”. 거짓말 같지만 이후 포르노 집착과 성도착증세가 멈추기 시작했다. 회복의 첫 번째 단추는 나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나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고백하는 순간 회복은 이미 시작된다.

▲ 중독의 책임은 바로 너야
문제를 인정한 뒤에는 나에게 중독의 책임이 있음을 인정해야 했다. 11년 전 알게 된 여자 연예인의 동영상, 포르노가 있다는 것을 알려준 친구, 포르노 사이트, 포르노 배우… 어느 누구도 비난하지 않았다. 포르노 중독이라는 어두운 길로 등을 떠민 것은 바로 나였다. 다른 사람을 비난하기 시작하면 회복의 능력은 약해지고 대신 더 깊은 중독에 빠진다. 반대로 문제의 책임이 나에게 있음을 시인하는 것이 중독 회복의 두 번째 단계다.

▲ 하나님 제 문제를 치유해주세요
유창하고 긴 기도가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때로는 간략한 기도가 큰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마태복음 14장에서 베드로가 물 위를 걷다가 빠지기 시작할 때 “주님, 살려주십시오”라고 짧게 간구했다. 이 짧은 기도 덕분에 베드로는 물에 빠져 죽지 않고 살아날 수 있었다.
화장실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들은 날 나는 “하나님 도와주세요”라고 외치고 문제를 하나님께 맡기기로 했다. 우리의 노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믿고 산다. 하지만 우리에게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었다면 애초부터 문제는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우리를 죄의 구렁텅이로 빠뜨리는 문제를 하나님께 겸손히 맡기고 해결을 구해야 한다.

▲ 게으르면 죄에 빠진다
게으른 사람이 죄짓기 마련이다. 시간은 언제나 어떤 행위를 위해 사용되는데 나는 포르노를 보는데 대부분 허비하고 말았다. 포르노 중독 문제를 인식한 뒤에도 혼자 방에 있는 시간이면 유혹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보면 안 돼’를 수없이 외쳤지만 그것 만으로 유혹을 이겨 내기가 쉽지 않았다.
혼자 있는 ‘빈 시간’이 위험하다는 것을 깨닫고 다른 활동으로 채우려고 노력했다. 일기를 쓰기 시작했고 다른 관심거리에 대해 더 알아보거나 독서 시간을 늘리기도 했다. 평소 좋아하는 NBA 비디오 게임을 할 때는 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나의 빈 시간들은 성경 읽기와 하나님과 교제 등으로 대신 채워져 갔고 하나님과의 관계가 더욱 깊어진 계기가 됐다.

▲ 재발, 재평가, 그리고 회개
하루아침에 끊을 수 있는 중독은 없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포르노 중독을 치유하는 과정에서도 포르노에 대한 유혹이 슬금슬금 살아나 나를 괴롭혔다. 그럴 때마다 나는 중독이 재발하는 원인을 찾기 위한 재평가에 나섰다. 그때 ‘내가 지루함을 느꼈나?, 밤에 잠을 잘 자지 못했나?, 소셜 미디어에 너무 많은 시간을 사용했나?’와 같은 질문을 끊임없이 하며 문제 분석을 시도했다. 그리고 나서는 유혹을 느낀 것에 대해 회개하고 하나님께 다시 문제 해결 요청하며 기도했다.
중독이 재발하면 ‘이제 너는 다시 죄를 짓고 지옥에 가게 될 것’이라고 속삭이는 사탄의 속삭임에 절망하기 쉽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를 미워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 상상 이상으로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보다 크신 분이다. 중독의 문제를 하나님께 맡기면 회복이 시작될 뿐만 아니라 하나님과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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