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는 없다”… 80세 ‘철인’ 보스턴마라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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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 산악인 김명준씨 80세 이상 부문 ‘기염’

▶ 100번째 풀코스 완주 “힘닿는한 계속 달릴 것”

남가주 한인사회에서 잘 알려진 산악인으로 세계 최고령 7대륙 최고봉 완등, 8대 마라톤 그랜드슬램 달성 등 끊임없이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대기록을 쌓아온 김명준(80)씨가 지난 주말 열린 보스톤 마라톤에서 80세 이상 남자부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구 새한은행 이사장을 역임한 한인사회 원로인 김명준씨는 17일 열린 127회 보스톤 마라톤에 출전해 4시간12분55초 기록으로 80세 이상 남자부에서 당당히 우승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김씨는 풀코스를 완주한 100번째 마라톤 성공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김씨는 19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보스톤 마라톤의 경기 기록이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쉽지만, 2등과 기록 차이는 50분이나 난다”고 전했다. 이어 “이 나이에도 여전히 풀마라톤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힘이 닿는 한 앞으로도 계속 달리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지난 1999년에 처음으로 참가한 LA 마라톤을 시작으로 20여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마라토너로 살아오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후배들이 손수 만들어준 ‘100th Full Marathon’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달려 현장에서 엄청난 응원과 박수세례를 받았다.

김씨는 “뛸 때는 잡념이 사라지고, 오직 뛰는 행위에만 집중할 수 있는 데다 완주하고 나면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며 마라톤의 매력을 자랑했다.

김씨는 지난 2018년, 2019년에도 보스턴 마라톤에서 75~79세 남자부 1위와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그는 ‘드림 러닝팀’(DRT·회장 조셉 진) 소속으로 평소 주 2회 근력운동, 주 40마일 이상 달리기를 통해 지구력을 유지해오고 있다.

김씨는 50대 때에 세계 7대륙 최고봉 완등의 꿈을 꾸기 시작해 64세에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라 꿈을 이뤘다. 그리고 남·북극을 포함한 세계 8대륙에서 열리는 마라톤을 완주해 마라톤 그랜드슬램도 달성했다. 나이의 한계, 체력의 한계는 물론 인간의 한계마저 넘나드는 도전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아마추어 산악인이자 마라토너인 그는 지난 2014년에는 자전적 인생탐험기 ‘어 라이프 노 리미츠’(A Life No Limits)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김씨는 평안남도 출생으로 서울중고를 졸업하고 연세대 아이스하키 선수로 활약했다. 미국 유학을 와서 선더버드 국제경영대학원을 나왔고 의류업에 뛰어들어 패션사업가로 일가를 이뤘다. 새한은행 이사장을 역임했고 재미한인산악회에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