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행 예·적금 상품 ‘올인’…고금리 상품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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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체킹 300달러 보너스…PCB, 4% APY 적금상품 출시

한인 은행들의 치열한 예금 유치 전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자율을 올리는 것에 더해 은행별로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면서 고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상황이다.

14일 PCB 뱅크는 최고 4%의 연이자율(APY)을 제공하는 플러스 정기적금 상품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최소 5,000달러에서 최대 10만달러까지 입금이 가능하며 신규 고객은 물론 기존 고객도 가입이 가능하다. 특히 PCB 은행은 새 상품이 경쟁 은행들에 비해 만기 기간도 12개월로 짧아 고객들에게 자금 관리의 유연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금 유치 마케팅에 나선 것은 PCB 뿐만이 아니다.

한미은행의 경우 이달 말까지 특별 신규 예금 프로모션을 현재 진행하고 있는데 새로 퍼스널 체킹 계좌를 오픈하면 300달러 현금 보너스를 주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한인은행들이 비즈니스가 아닌 퍼스널 체킹 계좌를 오픈할 때 이같은 현금 보너스를 제공하는 경우는 드물다. 또한 한미 체킹 계좌는 미주 지역에서 유일하게 카카오프렌즈 데빗카드를 제공하며 애플페이나 구글/삼성페이 등에 카카오프렌즈 데빗카드를 등록하면 결제를 쉽고 안전하게 할 수 있다.

한미은행에 앞서 CBB는 세금 보고 시즌에 맞춰 최고 4.30% 고금리 이자율을 제공하는 개인은퇴계좌(IRA) CD 상품 프로모션을 3월 한 달간 진행하고 있다. CBB 뱅크의 IRA CD(양도성 예금증서)는 은퇴 자산관리 및 세금 유예를 받는 개인 은퇴 플랜으로 당장 절세 효과를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3월 프로모션 기간 동안 가입하면 우대 금리 기간 12개월, 4.30% 이자율 제공, 최소 1,000달러 낮은 개설 금액 등 경쟁력을 갖췄다.

그야말로 모든 한인 은행들이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대형 주류 은행들과 비교해 이자율 조건이 박한 한인 은행 업계의 상황을 고려하면 적금 상품 연이자율이 4%에 달하는 것은 파격적인 일이다. 한인 은행들이 고객들의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높은 이자율을 감수하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한인 은행들은 적정한 수준의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율)을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대출을 하기 위해 예금 유치에 나서고 있다. 한인 은행들이 자금 유치에 올인하고 있는 것은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 국면 상황에서 너무 높아진 예대율을 낮춰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한인 선두 은행 뱅크오브호프의 경우 작년 4분기 예대율이 96.8%를 기록했다. 이는 100%에 육박하는 것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1.8%)과 비교했을 때 5%포인트나 상승했다. 한미은행의 경우에도 작년 4분기 예대율이 96.7%로 전년(89%) 대비 급증했다. 예대율은 은행의 예금 잔액에 대한 대출금 잔액 비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커질수록 향후 신규 대출 창출 능력에 제약을 준다.

일부 대형 주류 은행과 인터넷 은행들이 더 높은 이자율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한인 은행들은 4% 대의 높은 이자와 함께 대다수 기존 고객들이 거래 은행을 계속 유지하는 것에 대한 편리함과 한국어 서비스 제공, 우대고객 이자율 신축 적용 등 한인은행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을 선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고금리를 지급하는 예적금 상품의 판매가 은행 입장에서는 수익성 악화 요인이 된다는 점은 문제다.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차로 돈을 버는 은행 입장에서 높은 이자율 지금은 비용 증가를 의미한다. 한인은행들의 경우 지금은 대출 실적에서 선방 하고 있기 때문에 예대마진이 유지되고 있지만 향후에는 예금 조달 비용이 늘어 실적도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