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속에 숨어있는 성경이야기] 결초보은(結草報恩: 풀을 엮어서 은혜를 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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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진 목사/시카고빌라델비아교회 담임

예수께 입을 맞추려고 가까이 하는지라 예수께서 이르시되 유다야 네가 입맞춤으로 인자를 파느냐 하시니. -누가복음 22:48-  성경에서 배신(背信)의 아이콘으로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사람은 바로 예수를 은(銀) 삼십에 팔아 넘긴 가롯 유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롯 유다는 예수님의 말씀과 하나님의 나라 비전에 크게 호응 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마음을 변하여 자신이 따르던 예수님을 배반하고 십자가에 내어 주었습니다. 이는 바로 배은망덕을 잘 말해주는 사건입니다.

배은망덕(背恩忘德; 등 배/배반할 배(背), 은혜 은(恩), 잊을 망(忘), 클 덕(德))은 자신이 받은 은혜를 저버리고 배반(背反)하는 것을 말합니다. 배반(背反)은 등(背)을 보이고 돌아선다는 의미입니다. 가장 가까이에서 동조하다가 등을 보이고 돌아서는 자를 우리는 배신자(背信者)라고 부릅니다. 나를 아는 사람이 나를 속이고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좋아한다고 했다가 등을 보이고 돌아서는 것(背反) 만큼 마음에 상처를 주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가롯 유다에 이어서 또 한번 주님의 가슴에 못을 박는 제자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베드로였습니다.  예수님이 불의한 재판을 받고 있을 때, 무리 중에서 ‘너도 예수와 함께 다녔지?’라고 하자, 베드로는 무서워 뒤로 물러서며 ‘모른다! (입에 담기 힘든 말로 저주하며) 내가 어떻게 저런 나쁜  사람을 알겠느냐?’ 하며 도망 갔습니다. 그 때 닭이 세 번 울었습니다. 가롯 유다의 배신과, 베드로가 예수님을 모른다고 했던 이야기는 사복음서에 모두 기록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는데, 그것은 은혜를 잊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중에 ‘결초보은(結草報恩: 풀을 엮어서 은혜를 갚는다)’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자신의 딸을 살려 준 은인의 생명을 구해준다는 이야기입니다. 진(晉)나라의 장수였던 위과(魏顆)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언을 지혜롭게 판단하여 아버지의 둘째 부인을 다른 곳에 시집을 보내 잘 살게 하였답니다. 후에 전쟁에 나간 위과(魏顆)가 위험에 빠졌는데, 자기를 죽이려던 적의 장수가 갑자기 엉켜 있는 풀에 걸려 넘어지는 바람에 오히려 목숨을 구하고 전쟁에서 승리하였습니다. 그런데 한 노인이 위과(魏顆)의 꿈에 나타나 ‘당신이 내 딸의 생명을 구해주신 그 은혜를 한 시도 잊지 않고 있었오. 그런데 그 날 당신이 죽게 되었을 때 내가 풀을 엮어 당신을 안전하게 도왔노라’고 하였습니다. 두려움으로 잠시 주님의 은혜를 잊었던 베드로는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다시 은혜를 회복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온 힘을 다하여 복음을 전하는 은혜의 사람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은혜를 잊지 않기를(결초보은) 소망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