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속에 숨어있는 성경이야기] 고함지를 함(喊=입구 口+모두 함咸)

1926

임효진 목사/시카고빌라델비아교회 담임

이에 백성은 외치고 제사장들은 나팔을 불매 백성이 나팔 소리를 듣는 동시에 크게 소리질러 외치니(喊) 성벽이 무너져 내린지라.-여호수아 6:20-

소리치다, 고함지르다의 뜻을 가진 함(喊)은 입구(口)와 모두 함(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모두 함(咸)의 갑골문에는 도끼(戌)로 물건 혹은 사람(口)을 내리찍는 형상을 나타내고 있으며, 이 함(咸)의 원래 뜻은 ‘죽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모두’라는 뜻으로 변하였습니다.  소리칠 함(喊)은 후대에 이르러 입 구(口)를 추가하여 많은 사람들이 ‘고함 지르는 큰 소리’를 나타내게 되었구요. 죽음을 각오하고 승리를 확신하며 지르는 큰 함성을 의미하는 글자가 바로 함(喊)입니다. 종살이 했던 애굽을 떠나 광야 사십년을 방황하고 드디어 약속의 땅 가나안 땅에서 처음으로 전쟁을 시작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싸움을 준비합니다. 여호수아가 명령합니다.  ‘제사장들은 법궤를 메고 백성들 앞에 나아가라, 그리고 너희들은 법궤를 따라가되 절대로 소리를 내지 말라! 하루에 한 번씩 성을 돌되 엿새를 돌고, 마지막 일곱째 날에는 일곱 번을 돌되, 소리를 지르라 할 때, 모든 힘을 다하여 큰 소리를 외쳐라! 그리하면 성이 무너지리라!’ 이스라엘 백성들의 함성(喊)만으로 철옹성같은 여리고성을 무너뜨렸다는 이 놀라운 이야기는 오랜 세월을 지나오면서 소외되고 억눌린 많은 사람들에게 큰 소망을 더해 주었을 것입니다.

1910년 일제강점이 시작된 이후로 나라를 잃은 대한제국의 일반 백성들의 처절한 독립운동이 계속 되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0년 전, 1919년 3월 1일, 전국 각지에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게 된 거죠. 그 날 함께 모든 백성들이 목놓아 외쳤던 ‘대한독립만세’의 함성 소리는 아마도 우리 민족의 유구한 역사 속에서 가장 큰 함성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그 위대한 함성소리는 우리 후손들의 머리와 가슴 속에 영원히 기억되어 날마다 되살아나는 함성소리가 되어야 합니다. 여리고성을 무너뜨린 이스라엘 백성들의 함성소리와 함께, 100년 전 3월 1일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우리 한민족의 함성 소리는 결코 따로 떨어져 생각할 소리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새로운 땅과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자 모두 외치는 새소망의 함성 소리로 다시한번 크게 외칩니다. 대한독립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