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속에 숨어있는 성경이야기] 우공이산(愚公移山: 우공이 산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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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진 목사(시카고빌라델비아교회 담임)

 

가라사대 너희 믿음이 적은 연고니라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만일 믿음이 한 겨자씨만큼만 있으면 이 산을 명하여 여기서 저기로 옮기라 하여도 옮길 것이요 또 너희가 못할 것이 없으리라. –마태복음 17:20–

우공이산(愚公移山)은 중국의 고전 <열자(列子)>에 나오는 고사성어입니다. 집을 가로막고 있는 산을 불편히 여긴 우공(寓公)(寓: 어리석을 우)이라는 노인이 어느 날 그 산을 멀리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작정합니다. 아들과 이웃의 한 가정까지 합세하여 흙과 돌을 지게에 담아 멀리 있는 곳까지 갖다 버리고 돌아옵니다. 계산이 빠른 우공의 친구는 비웃었습니다. ‘산을 옮기다니 말이 되는 소리를 하게, 사람들이 웃는다네.’ 하지만 우공은 아랑곳하지 않고 흙과 돌을 퍼 날랐습니다. ‘내 나이 지금 90세이지만 내가 다 못하면 내 아들이 할 것이요, 그도 다 못하면 아들의 아들이 할 것이야’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고, 이렇게 어리석을 정도로 열심히 일을 하는 것을 지켜 본 옥황상제가 그 노력에 감동하여 힘 센 신하들을 불러 산을 옮겨 주었다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옛부터 동서고금을 통하여 산을 옮기는 일은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로 생각했나 봅니다.

‘겨자씨 만한 믿음’은 귀신 들린 아이를 고치지 못한 제자들에게 예수님이 하신 말씀입니다. 제자들의 믿음이 약하다고 책망하시며 하신 말씀으로, 아무리 작은 믿음이라 할지라도 믿음만 있다면 불가능하다고 포기하는 일 – 산을 옮기는 것- 조차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실제로 겨자씨는 눈에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작은 씨앗입니다. 눈에 잘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것이라 할지라도 씨앗은 그래도 씨앗인 것처럼 ‘아주 작은 믿음’도 ‘믿음’인 것입니다. 믿음의 ‘크기’가 아니라 믿음의 ‘순도(純度)’를 말씀하신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주님의 손에 맡기는 ‘순전한 믿음’을 의미합니다. 하나를 믿으면 다 믿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실 때, 만물을 ‘다’ 창조하셨다고 성경(창세기 2:1)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하나님이 잘 도와주셨지만 이번 일은 힘드실 거라고 낙심한다면 그것은 참으로 미련한 노릇입니다. 주님이 우공(愚公)을 보았다면 백부장만큼이나 칭찬하셨을 것입니다. 우공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를 믿는 믿음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인내하며 승리하시기를 축복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