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속에 숨어있는 성경이야기] 화할 화(和=벼화 禾 + 입 구 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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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진 목사(시카고빌라델비아교회 담임)

 

내게 토단을 쌓고 그 위에 너의 양과 소로 너의 번제와 화목(和睦)제를 드리라 내가 무릇 내 이름을 기념하게 하는 곳에서 네게 강림하여 복을 주리라.-출애굽기 20:24-

화(和)의 근원을 찾아 보면 갑골문에서는 龠(피리 약)자가 들어간 龢(화할 화)자가 사용되었습니다. 龢(화할 화)자는 피리를 그린 龠(피리 약)자를 응용한 글자로 피리 소리가 고르게 퍼져나간다는 의미에서 ‘조화롭다’를 뜻했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벼 화(禾)는 발음역할만 했으며, 금문(金文)에서부터는 소리의 조화를 입 구(口)가 대신하게 되면서 지금의 화(和)가 만들어지게 되었다고 합니다.(네이버 한자 사전 인용)

화목하고 서로 뜻이 맞아 사이 좋은 상태를 나타내는 글자 화(和)는 또한 악기의 이름으로도 쓰였습니다. 강희자전에서도 화(和)를 설명할 때, 협화만방(協和萬邦, 이웃의 많은 나라와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라고도 하였습니다. 화목을 말할 때 함께 쓰이는 화목할 목에는 睦과 穆의 두 글자가 있습니다. 첫번째 목(睦)에는 부드럽고 온화한 눈(目)으로 상대를 바라본다고 하여 화목하다는 의미를 나타내었으며, 두번째 목(穆)에는 식량이 풍성함을 의미하려고 벼 화(禾)를 썼습니다.  누구에게나 삶 속에서 먹을 것이 풍족하면 피리를 불듯이 즐겁고 감사하며 이웃에게도 베풀게 되어 화목하게 살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애굽을 떠나 하나님의 약속의 땅으로 가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께서 화목(和睦)의 의미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하나님께 헌신을 맹세하고 또한 하나님은 물론 이웃과 화목하게 살겠다고 다짐하는 제사를 드리는 백성들에게 하나님께서는 직접 하늘로부터 내려오셔서(강림하셔서) 하늘의 복(福)을 주겠다고 하셨습니다.  먼저 생활 여건이 나아지고 나면 이웃과 잘 지내겠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먼저 하나님과 화목(和睦)하고 이웃과 화목(和睦)하면 하나님이 직접 내려 오셔서 넘치는 복(福)을 주신다는 말씀입니다. 화목에 대한 말씀들이 잠언에 있습니다.

“서로 사랑하며 채소를 먹고 사는 것이 서로 미워하며 기름진 쇠고기를 먹고 사는 것보다 낫다-잠언 15:17- 마른 빵 한 조각을 먹으며 화목하게 지내는 것이 진수성찬을 가득히 차린 집에서 다투며 사는 것보다 낫다-잠언 17:1- 변함없이 서로 사랑하는 것이 친구이며 위급할 때 서로 돕는 것이 형제이다-잠언 17:17-”

가정과 이웃을 화목하게 하는 사람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얼마나 소유하였는지를 보시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화목하게 하였는지를 기대하며 지켜보고 계십니다. 온화함과 화목으로 풍성한 삶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