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료 인상·결항 이어 이젠 ‘여권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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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신청 밀리며 제때 받지 못해 여행 계획에 차질
가격 오르고 급행료 60달러 등 여행객들 부담

여름철 여행객들은 항공료 인상과 운항 지연 및 결항, 수하물 대란에 시달린다. 그러나 올 여름에는 또 다른 문제점이 추가되었는데 바로 ‘여권 대란’이라고 16일자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NYT에 따르면 여권 신규 발급이나 갱신이 필요한 미국인들이 여행 규제가 풀리자 일제히 여권 신청에 나섰지만 제 날짜에 여권을 받지 못해 여행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게다가, 개스값 및 물가 인상과 마찬가지로 여권 신청비용이 전반적으로 올라 이중고를 겪고 있다.

2022년 1월 기준 성인이 여권을 신규 발급하려면 수수료 35달러를 포함 총 165달러의 비용이 든다. 미성년자의 신규 여권 발급 비용은 총 135달러이고, 여권 갱신의 경우 성인은 총 130달러를 내야 한다. 이는 2021년보다 20달러가 각각 인상된 가격이다.

신청비 인상보다 더 골치아픈 것은 여권 발급 지연이다. 지난 2020년 초부터 일반여권 업무처리는 수개월 지연되었고 대면 예약이 필요한 경우 언제 여권을 손에 쥐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 긴급 상황에 따른 여권 발급 요건 강화

긴급 상황에 따라 당일 여권을 발급 받는 유일한 옵션으로 미국 여권 대행사(U.S. Passport Agencies)의 온라인 예약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여름 온라인 응답 사기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마저 없어졌다. 이제 긴급한 여행을 위해 예약을 잡으려면 수화기에 의존해 기나긴 대기 시간을 참고 기다려야 한다. 전화 예약은 14일 이내 여행이 필요하다는 증거를 제시해야 하고 예약 발급 후 3일 이내 반드시 출발을 해야 한다. 거주 도시나 주 내 예약가능 날짜가 없을 경우 여행 서류가 필요한 사람들은 여권을 받기 위해 비행기를 타거나 몇 시간을 운전해서 여권을 발급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이민법 전문 로펌인 와일드 앤 와인버그에 따르면 최근 몇 달동안 긴급 여권 발급 요청 건수가 약간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한 달에 수백 건이 접수되고 있다. 이민 변호사들이 ‘여권 신속 배송’을 위해 이용해온 개인 택배 회사들이 팬데믹 여파로 영업 중단에 들어갔다. 여행 재개와 더불어 긴급 여권 발급이 재개되었지만 팬데믹 이전에 비해 최대 75%가 감소한 이용건수로 인해 여권 및 비자 신속처리 서비스업체가 3,000달러까지 수수료를 요구하기도 한다.

■ 일반 여권 발급 8~11주 급행 5~7주 소요

국무부를 통해 직접 갱신 또는 신규 여권을 신청할 경우 평균 6주 정도 걸리던 일반 여권 서비스가 이제 8주에서 11주 사이가 소요되고 있다. 60달러의 추가 비용을 내는 급행 서비스는 팬데믹 이주 3주가 걸렸지만 현재는 5~7주 소요되고 있다. 이 같은 여권 발급 적체 현상은 지난해에 비해 개선된 것으로 당시 여권 발급 처리에 최대 18주가 걸린 적도 있었다.

‘여권 대란’의 해결책으로 국무부 인력 보강 및 예산 증액이 요청되었지만 국무부 영사담당 리나 비터 차관보는 이메일을 통해 “국무부의 예산이 팬데믹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에 현금 투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팬데믹 기간 직원들이 초과 근무를 시행했고 여권 심사를 위해 추가 직원을 임시로 배정하고 고용하는 등 여권 발급에 소요되는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조치를 취했으나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기한이 만료된 여권을 소지한 미국인의 귀국을 허용한 일시적 조치가 지난 6월말로 만료돼 주의가 요망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연말 연방정부 행정서비스 개선 명령을 발표하며 ‘온라인 여권 갱신 시스템’ 구축을 지시했다. 아직은 시범 운영 중이라 여권 갱신을 위해 우체국 등 접수처 방문이나 우편 접수가 요구되지만 올해 말까지는 온라인으로 여권을 갱신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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