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13-2017]미 전역 흔드는 불체자 급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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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 수준 넘어…트럼프 행정명령 따라 단속 기준 정해진 듯 

 

로스앤젤레스에서 7일(현지시간) 한 불법체류자가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에게 체포돼 경찰차로 압송되고 있다.

 

미국내 주요 대도시를 포함해 9개 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 수백 명의 불법체류자 체포 작전이 미 이민사회를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USA투데이에 따르면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주도로 진행된 대대적 단속은 애틀랜타, 시카고,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대도시와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텍사스, 일리노이 주 등 미 동부와 중서부 전역에 걸쳐 이민자들에게 큰 충격파를 던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반 이민 행정명령이 법원 판결로 제동이 걸린 상태에서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선 광범위한 작전이 개시됨으로써 범죄 전과가 있거나 추방 가능성이 있는 이민자와 그 가족을 패닉 상태로 몰아넣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단속이 멕시코를 비롯해 중남미계 이민자를 겨냥했다는 관측이 확산하면서 히스패닉 이민사회 전체가 불안에 떨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등 캘리포니아 남부지역에서 체포된 불법체류자 161명 중에는 범죄경력이 있는 사람이 150명 안팎으로 절대 다수를 점한다고 WSJ이 ICE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들 중 이미 30여 명이 멕시코로 추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앤젤레스 교외에 거주하는 마누엘 모스케다라는 50대 페인트공은 잠복하고 있던 이민세관단속국 직원들에게 체포된 뒤 곧바로 멕시코행 버스에 강제로 태워졌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 남성의 경우 변호인들이 추방절차를 막아 우여곡절 끝에 집으로 귀환할 수 있었다고 한다.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는 지난 10일 하루에만 멕시코인 30여 명이 구금됐다고 현지 멕시코 영사가 전했다. 그 전날에도 14명이 체포됐다.오스틴 주재 멕시코 영사는 “최근 몇 년 사이에는 하루 평균 너댓 명 구금되는 일이 고작이었다”고 말했다.
일상적인 체류 지위 체크를 위해 제발로 ICE를 찾았다가 그대로 붙잡혀 추방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멕시코 외교부에서 ‘주의하라’는 성명이 나오기도 했다.
WSJ은 미 행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이번 불법체류자 급습의 ‘타깃 리스트’가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 의해 기준이 정해진 뒤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즉, 트럼프 행정명령이 ‘단속의 표적’을 선별했다는 뜻이다.
반드시 범죄로 기소되거나 과거 기소된 경력이 있지 않더라도 공공질서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의심이 드는 체류자의 경우 구금·추방의 대상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트럼프의 행정명령이 불법체류자 추방의 범위를 확 넓혀놓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300만 명의 불법체류자를 추방하겠다는 공약을 지난 대선 기간 내걸었다.
이민정책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미국내 이민사회에서 범죄자 수는 약 82만 명에 달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재임기간 불법체류자 200만 명 이상이 추방됐고 연간 최다 추방자 기록은 2012년 40만9천 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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