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9-2016] “5.18 해외항쟁 시카고가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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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재단 당시 한국일보 보도 내용 확인

5월26일 알바니팍서 600여명 모여 시위

KT

1980년 5.18 당시 발행된 시카고 한국일보 지면. 그때의 상황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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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동, 유일용, 김양래, 정문영씨(왼쪽부터 시계방향)가 시카고에서의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시카고한인사회가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해외 동포사회로는 최초로 이를 지지하고 군부의 무자비한 무력진압을 성토하는 집회를 가진 장소로 밝혀졌다. 이 사실은 한국의 5.18기념재단(이사장 차명석)이 시카고에서 당시의 시카고 한국일보 지면을 통해 직접 확인했으며 곧 공식적인 자료로 한국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종전까지는 독일 베를린에서 1980년 5월 29일 열린 5.18관련 동포성토대회가 최초의 해외 한인 5.18 관련 시위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당시 시카고 한국일보의 기사 확인 결과 베를린 보다 3일 앞선 5월 26일 시카고에서 대대적인 시위가 있었음이 확인된 것이다.

당시의 관련 사료를 수집 중인  5.18 기념재단의 상임이사 김양래씨와 정문영 비상임연구원이 사실 확인차 17일 시카고를 방문, 이곳에서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유일용씨(의사)와 전 한국일보 편집국장 조광동씨를 만났다. 윌링 소재 그릴 온더 락 식당에서 모임을 가진 이들은 당시의 한국일보 보도 내용과 그때의 상황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김양래씨는 “5.18이 일어났던 1980년 당시, 해외 동포들의 관련 행적을 쫓고 있다”면서 “광주시민과 연대하려 했던 해외 동포들의 활동들을 모아 아카이브를 형성하려 부족한 자료를 찾던 중 2014년 저희 직원이 시카고를 방문했었는데 그 때의 구술 및 1차 자료, 그리고 유일용씨의 추천을 토대로 조광동씨를 뵈러 이 자리에 나왔다”고 밝혔다.

1980년 한국일보 편집국장이었던 언론인 조광동씨는 당시 한국 언론이 보도할 수 없었던  5.18 발발부터 진행과정까지 관련 기사를 시카고 한국일보 지면에 실었다. 그는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그때의 신문을 가져와 김양래씨에게 보여주었다. 5월 17일자 호외를 비롯해 5월 19일자 광주 데모 소식, 5월 20일자 광주사태 보도, 그리고 5월 21일자에는 대대적인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당시 한국의 군부는 한국일보 본사에 압력을 넣었고 그는 결국 이 일로 편집국장에서 사임했다.

하지만 시카고 한국일보의 보도를 접한 시카고 대학 학생들과 호남향우회를 주축으로 한 600여명의 시카고 동포들이 1980년 5월 26일 메모리얼데이에 알바니팍에 모여 군부 성토대회를 가졌고 로렌스길의  플라스키-켓지 구간 약 36블록을 행진했다. 이에 관련된 기사는 당시 한국일보 지면(5월 26일, 27일자)에 실렸다.

김양래씨는 “이러한 기록들을 보관해야 한다는 사명감과 더불어 기록이 사장되지 않고 공유되어야 후세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생명력이 생긴다”면서 “소중한 자료를 제공해주신 조광동씨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료(당시 신문)를 디지털화해 아카이브에 보관할 것이며 광주 5.18문화센터에서 5월 9일부터 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손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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