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9-2017] “트럼프의 플린 수사중단 요구 충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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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 전 FBI국장, 8일 상원청문회 증언…정국 큰 파문

코미 전 FBI 국장이 8일 상원청문회에 앞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지휘하다가 해임된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전 국장이 8일, 공개 증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련 수사중단 외압을 공식으로 확인했다.

코미 전 국장은 지난달 9일 해임된 이래 한 달여 만에 이날 연방상원 정보위 청문회에 출석, 첫 육성증언을 통해 “해임 직후 연방정부가 FBI가 혼란에 빠져있고 형편없이 지휘됐으며, 직원들이 리더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말함으로써 나와, 더욱 중요하게는 FBI의 명예를 훼손하는 선택을 했다”며 “그것들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중단을 ‘명령’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요청’을 ‘명령’으로 인식했다고 밝혀 러시아 수사와 관련한 트럼프의 ‘외압’을 공식으로 확인했다. 플린 전 보좌관은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 및 트럼프캠프와의 내통 의혹의 ‘몸통’으로 여겨지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와 접촉해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 해제를 논의하고도 거짓보고를 한 사실이 들통이 나 경질됐다.

코미는 7일 미리 공개한 서면자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한 수사중단 외압을 행사했음을 시사하고 충성을 요구했다고 주장한데 이어, 이날 전세계에 생중계된 공개석상에서 트럼프 정부의 수사방해 행위를 육성으로 확인함에 따라 미 정국은 큰 파문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야당인 민주당을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코미 전 국장은 “내가 대통령과 나눈 대화가 사법방해의 노력에 해당하는지는 내가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면서도 “나는 그것에 매우 충격받았으며, 매우 우려했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나에게 FBI 국장직을 유지시켜주는 대신 대가를 얻으려 했다고 보는 게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독대 대화를 메모로 기록한 배경에 대해서는 “솔직히 그가 우리의 만남의 성격에 대해 거짓말할 것을 우려했다. 그래서 그것을 기록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제발, 대통령과의 대화 (녹음) 테이프들이 있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전반이 아닌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FBI 수사에 국한해 중단을 요청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그는 “플린 전 보좌관이 법적으로 유죄가 될 위험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플린에 대한 수사중단) 요청은 매우 충격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개입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코미의 이날 증언은 네트워크 방송 3사와 CNN 등을 통해 2시간30분동안 생중계되는 등 수퍼보울 중계를 방불케하는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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