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문인회 방두표
배(舟)에서 칼(劍;무기로 쓰는 큰 칼)을 물속에 떨어뜨렸는데, 얼른 뱃전에다 빠뜨린 자리를 표시해 놓고, (나중에)칼을 찾는다. 는 뜻으로 이 말의 유래는 옛날 중국의 전국시대(戰國時代)(B.C 403 – 221) 때 초(楚)나라의 한 젊은이가 자신이 매우 소중히 여기는 칼(劍)을 가지고 나룻배(舟)를 타고 ‘양자강’(陽子江)을 건너가고 있었는데, 배를 타고 가다가 강(江) 한 복판에서 실수로 들고 있던 칼을 그만 강물에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 ‘아이고! 이를 어쩐다.’ 젊은이는 허둥지둥 허리춤에서 단검(短劍)을 빼 들고, 방금 칼을 떨어뜨린 그 뱃전에다 표시(表示)를 해 놓았다. 그는 강물이 깊고, 급한 물살을 보고는, 겁이 더럭 났으며, 또한 급한 일이 있어, 빨리 가야한다는 그럴듯한 핑계를 대며, 뱃전에다 표시를 해놓았으니 찾을 수 있겠지. 라고 생각하고 이윽고 배가 건너편 나루터에 닿자 그는 곧 옷을 벗어던지고 표시를 해놓은 뱃전 밑의 강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곳은 강물이 얕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잃어버린 칼이 그 밑에 있을 리가 없었다. 사람들은 이를 보고, 배는 움직였고 칼은 움직이지 않았는데 그렇게 칼을 찾으니 어찌 의아하지 않겠는가? 라며 그의 어리석은 행동을 비웃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현대에도 사건이 일어났을 때 바로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하지는 않고 어리석게도 엉뚱한 짓을 하면서 시간과 정력을 소비하고 국민들을 호도(糊塗)하고 피해를 주면서 정부의 정책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처럼 기만정책(欺瞞政策)을 쓰는 것을 빗대어 하는 말입니다. 여기서 ‘舟’(주)는, 통나무배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 작은 배, 조각배를 말하며, ‘船’(선)은 짐도 싣고, 사람도 여럿이 탈 수 있는 큰 배와 비교되는 말입니다. 그리고 ‘刻’(각)이란 ‘亥’(해;豕=멧돼지)와 ‘刂=刀’(칼)의 합자로 ‘멧돼지가 생채기를 내듯 긁었다는 뜻으로 ’彫刻‘(조각)의 준말입니다. 이 말의 출전은 ’여씨춘추‘(呂氏春秋)에 나오는 말로서 옛날 진(秦)나라의 재상인 <여불위>(呂不韋)가 자기의 식객(食客)들에게 편집케 한 중국 고대사상의 총집(叢集)입니다. 내용은 유가(儒家), 노장(老莊), 음양오행가(陰陽五行家) 등의 사상을 망라(網羅)하고 있으며, 특히 신화나 전설을 많이 포함하고 있는 귀중한 책입니다. 장자(莊子)는 그의 우화(寓話)에서 ‘사랑을 앞세운 양주(楊朱)와 묵자(墨子)편’에 정치 지도자들의 모습을 표현했는데, 그들은 말만 앞세워 백성들의 마음을 흔들어 재편으로 끌어 속셈을 차리는 선동 꾼은 어느 시대나 있게 마련이라며 언제나 백성들은 사탕발림 잘하는 세치의 혀 때문에 공연한 기대를 걸다가 허망하게 뒤통수를 얻어맞는다. 정치가들은 그 말의 결과가 어떠할 것인지는 개의치 않는다. 그저 말만 잘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꼬여서 자기편으로 만들기만 하면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말 잘하는 정치가는 무책임하다. 귀가 엷은 사람을 상대로 솔깃한 말을 하며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야심을 감추고 그 뒤에 일어나는 문제는 나 몰라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람을 우리는 <변설꾼>(辯舌-꾼)이라고 하는데 ‘각주구검’(刻舟求劍)이란 마치 강물은 흐르고 배(舟)는 이미 지나갔는데, 옛날 법(法)을 가지고 현재를 따지는 것과 같은 어리석음을 비꼬는 말로서 정치가나 기업들도 이런 시류변화(時流變化)를 직시(直視)하고 우(愚)를 범하는 일이 없어야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