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출애굽과 선교의 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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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관 목사(다솜교회 담임)

구약성경에 나오는 출애굽기는 하나님의 구속의 원형적인 모델 중의 하나입니다. 하나님께서 애굽에서 종살이하던 이스라엘 백성을 불쌍히 여기시고, 그 조상들에게 약속하셨던 언약을 기억하셔서 그 백성들을 구속하여 주신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일을 위해서 모세라는 선지자를 보내셨고, 10가지 기적을 통하여 하나님을 증거하셨으며, 장자의 재앙을 통하여 바로를 항복시키십니다. 그리고 유월절 어린양의 피를 문설주와 인방에 바른 이스라엘 백성들의 집은 장자의 죽음이라는 재앙을 넘어가게 됩니다.

출애굽의 역사는 하나님께서 죄와 사망에 종노릇하던 죄인들을 불쌍히 여기셔서 예수 그리스도의 핏 값으로 구속하여 주시고, 그 죄인들을 구원하셔서 영원한 가나안인 천국을 향하여 살아가는 하나님의 백성을 만드신 하나님의 구속사건의 예표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해석은 복음주의 내에서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출애굽의 구속 사건에 대한 해석입니다. 크리스포퍼 라이트 목사님은 이러한 출애굽 구속 사건의 유비적 해석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러나 출애굽의 구속 사건을 이처럼 우리 영혼의 구원이라는 해석으로만 범위를 한정시키는 것에는 우려를 표합니다.

그 첫번째 이유는 출애굽에서 구속받은 백성들은 ‘자신들이 지은 죄에서 구속받은 것’은 아니라는 점을 들고 있습니다. 그들은 애굽의 왕과 백성들이 이스라엘 백성을 학대하는 죄에서 구원받은 것이라는 면에서, 십자가의 구속과 직접적인 연결을 함에 제한이 있다는 것입니다.

두번째로 출애굽의 사건에서 보여주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의 역사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점입니다. 출애굽에 역사하신 구원자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애굽의 정치적 박해에서, 경제적인 착취와 불평등에서 그리고 사회적인 불평과 폭력 그리고 인권의 남용에서 그리고 마음껏 예배할 수 없는 종교적 박해에서 이스라엘을 구원하여 주신 분입니다.

출애굽의 결과로 이스라엘 백성은 정치적으로 자유한 나라를 세우게 되며, 자신들의 땅을 경작하며 풍요를 누릴 수 있는 경제적 권리를 부여받고, 사회적으로 정의와 공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를 구현하는 이상을 추구하게 됩니다. 물론 하나님을 섬기고 예배할 수 있는 종교적 자유가 주어지게 됩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구속은 이스라엘의 전인적인 구원에 이르게 됩니다.

선교가 하나님의 구속의 행위를 따르면 본받는 것이라면, 우리의 선교는 영혼의 구원을 위한 전도 사역이 필수 불가결 할 것입니다. 그러나 영혼의 구원만 선교의 목표가 아니고,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인간의 삶의 측면에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자유와 평등 정의와 공의를 이루는 일도 선교의 목표가 될 수 있음을 배우게 됩니다.

전도 없는 선교도, 사회적인 참여와 봉사와 실천이 없는 선교도 온전한 선교는 아닌 이유입니다. 우리가 우리 주변 여러 민족들의 영혼의 구원에 관심을 갖고 전도해야 하고, 동시에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가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자리잡는 사회가 되도록 함께 힘써야 하는 이유입니다. 하나님의 구속의 완전한 사역이 우리를 통하여 이 땅에 실현되도록 우리의 선교의 관심과 범위를 넓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