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두표/시카고문인회
효빈은 덩달아 남의 흉내를 내거나, 남의 결점을 장점으로 알고 본뜨는 행위와, 빈축은 자신의 얼굴을 찡그리고 남을 비난하거나 미워하는 것을 말합니다. ‘顰’(찡그릴 빈)은 이맛살을 찌푸린다는 뜻이고, ‘嚬’(찡그릴 빈)은 입을 삐쭉거린 다의 뜻입니다. 이 말은 사기(史記)에 나오는 고사성어로 옛날 중국의 전국시대(戰國時代)(B.C 403-221) 때 오(吳)나라의 합려(闔閭)와 월(越)나라의 구천(句踐)은 철천지원수(徹天之怨讎)로 사투(死鬪)를 벌이다 <합려>는 전투 중 적의 화살을 맞아 부상을 당했고, 이것이 파상풍으로 번져 그만 사망하고 아들인 부차(夫差)가 왕이 되었는데, <부차>는 장작개비위에서 자면서 복수를 다짐(臥薪;와신)했고, <구천>은 쓸개 맛을 보면서 뼈저린 치욕을 되살렸던(嘗膽;상담) 것을 두고 와신상담이라고 하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오나라는 다시 무조건 영토 확장에 나서 전쟁만을 추구하고 있었는데 월나라 <구천>도 이제 우리나라는 군대까지 강해지고 강력해 졌으니, 오나라를 치자고 했다. 이때 대부 봉동(逢同)이 ‘지금은 때가 아닙니다. 그렇게 하면 어려움이 초래됩니다. 먹이를 노리는 독수리는 자기 몸을 감추는 법입니다. 우선 제(齊),초(楚),진(秦)의 세 나라가 오나라와 싸우게 만든 후, 오나라가 지쳤을 때 우리가 공격하면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고 간언하며 전쟁을 만류하였고 한편 오나라의 장군인 오자서(伍子胥)는 왕에게 ‘월나라는 오나라에 있어 내장에 병(病)이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니 월나라를 먼저 쳐부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고 충언을 하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 후 4년이 지나 <부차>는 이번에는 제나라를 공격하려하자 이때 월나라 <구천>은 자진하여 부하를 이끌고 오나라를 돕는 한편 갖은 보물을 뇌물로 바치고 거기에 보태어, 서시(西施)라는 미녀를 바쳐 매우 기쁘게 만들었다. <서시>는 원래 월나라의 가난한 나무꾼의 딸인데, 기가 막히게 빼어난 용모를 갖추고 있었다. 이때 범려(范郘)는 계책으로 오나라 왕에게 미인계(美人計)를 쓰려고 물색 중이었으므로 그녀를 한번보고는 즉시 궁전으로 불러들였는데, 그는 대부 종과 함께 월 왕을 도와 오나라를 멸망시키는데 큰 공을 세운 사람입니다. <서시>의 얼굴이 얼마나 예뻤던지 그녀를 한번이라도 보고자하는 구경꾼들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어서 수레는 길이 막혀 도무지 앞으로 나갈 수 없을 정도였다. 간신히 궁전에 도착하자, 그녀를 본 궁전 경비병이 그 아름다움에 넋이 빠져 기절해버렸다. <부차>는 그냥 첫눈에 반해버렸으며, <부차>는 그녀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든 하게 했고, 특히 뱃놀이를 좋아했기 때문에 대운하공사를 벌였는데, 이는 오나라의 국력을 낭비시키고 높은 세금과 강제노역으로 백성들을 심하게 괴롭히려는 술책이었다. 그런데 <서시>는 어릴 적부터 가슴앓이 병이 있어 가슴이 아플 때마다 얼굴을 몹시 찡그렸는데, 미녀의 찡그리는 모습이 오히려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자태로 나타나, <부차>도 그 찡그린 모습에 완전히 넋이 나갈 정도였다.
이 소문을 들은 어느 못생긴 추녀(醜女)가 자기도 찡그리면 예쁨을 받을까 하여 항상 얼굴을 찡그리고 다녔는데 이를 ‘효빈’(效顰)(덩달아 찡그린 것을 본뜬다.)이 라고하며,
서시의 찡그리는 모습을 빗대어 ‘빈축’(嚬蹙)이라는 고사성어가 생겨나게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