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두표/시카고문인회
새끼줄을 톱 삼아 나무를 오랫동안 문지르면, 마침내 그 나무는 잘리고, 물방울도 오래 떨어지면, 돌(石)에 구멍을 낸다. 의뜻으로 ‘繩鋸’(승거)는 ‘새끼줄로 만든 톱’을 ‘水滴’(수적)은 ‘물방울’을 말합니다. 즉 부단(不斷)의 공(功)을 이르는 말로, 이 말은 채근담(菜根譚) 후집(後集) 109장에 나오는 글로서, 이 책은 중국 명(明)나라 말의 학자인 홍자성(洪自誠)이 지은 책인데, 그는 호(號)가 ‘환초도인’(還初道人)으로, 이름보다 호가 더 알려진 사람으로 채근담이란 송(宋)나라 <왕신민>(汪信民)의 소학(小學)에
‘人常能咬菜根卽百事可成.’(인사능교채근즉백사가성 이라.)에서 ‘菜根’(채근) 두자를 따온 것으로, ‘사람이 항상 나물 뿌리를 씹을 수 있다면, 세상의 모든 일을 다 이룰 수 있다.’의 뜻입니다. 위의 글의 원문은 ‘繩鋸木斷 水滴石穿 道學者 須可力索 水到渠成 瓜熟蒂落 得道者 一任天機.’(승거목단 하며, 수적석천 하나니 도학자 는 수가력색 하라, 수도거성 하며, 과숙체락 하나니 득도자 는 일임천기 니라.) 즉 새끼줄도 톱 삼아 쓰면, 나무가 잘라지고 물방울(水滴)도 돌을 뚫으니, 도(道)를 배우는 자는 모름지기 힘써 찾기를 더할 것이다. 물이 모이면 내(渠; 큰 도랑)가 되고, 참외(오이)는 익으면 꼭지가 빠지니, 도(道)를 얻으려는 자는 모두 하늘에 맡길 것이다. 라는 가르침입니다. 새끼줄도 나무를 오랫동안 마찰하면 나무가 마침내 잘라지고, 물방울도 오래 한곳에 떨어지면 돌에 구멍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도(道)를 배우는 사람은 진리탐구(眞理探究)에 꾸준히 힘을 기울이면 바라던 것을 마침내 이루어 낼 수 있습니다. 또 물이 여러 곳에서 많이 흘러들게 되면 자연히 내(川)를 이루고, 오이(瓜)가 익으면 꼭지가 떨어지는 것은 자연의 이치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자연에 맡기면 깨달음을 얻게 되는 날이 있을 것이라는 가르침입니다. 대기만성(大器晩成)이란 말이 있습니다. ‘크게 될 사람은 늦게 이루어진다.’ 는 말로 조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꾸준히 노력하면 조금 늦더라도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나쁜 짓은 작은 것이라도 반복되면, 나중에는 커진다는 교훈으로 송(宋)나라 때 나대경(羅大經)이 지은 학림옥로(鶴林玉露)에 나오는 글로서 장괴애(張乖崖)란 자가 송양현의 현령을 지낼 때 관아(官衙)의 창고지기가 돈 한 푼을 훔친 사실이 발각되자 그를 장형(杖刑)에 처했는데, 처벌이 중하다고 이에 불복하자, ‘비록 하루에 돈 한 푼이라 할지라도, 천 날이면 천 푼이 된다.’ ‘一日一錢, 千日千錢.’(일일일전 이면, 천일천전 이라.) 즉 하루에 일전이면, 천일에 천전이고, 먹줄에 튕겨 나무가 끊어지고, 물방울에 돌이 뚫린다. 일전 훔친 벌이 과(過)하다고 항의 한데 대해 준엄하게 꾸짖은 것으로, 반복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것입니다. 누구나 공부나 일을 무조건 반복한다고 해서 전문가가 되거나 뜻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대 여섯 번만 해도 멋진 성과를 낼 수도 있다. 하지만 부지런한 마음, 열성 가득한 노력은 성공과 성과를 이루는 태도임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진실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아인슈타인>은 미국의 여러 대학들로부터 강연요청이 들어와 하루에도 여러 번 똑 같은 강연을 반복하다보니 항상 같이 다니던 그의 운전기사도 그 내용을 자연스레 완전히 암기할 정도로 대신 강연도 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