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레스트 팍 25년 베테랑 한인 이영 경찰관
한국일보 손민지 기자 7시간의 동승취재기 ②
지나다니는 순찰차를 보면서 한번쯤은 과연 경찰은 순찰차 안에서 무엇을 하는지 궁금증이 든 적이 있을 것이다. 도넛과 커피를 친구 삼아 무료하게 앉아 있는지, 아니면 긴박한 추격전을 벌이는지. 이에 본보는 경찰의 하루, 그 중에서도 한인 경찰의 하루는 어떻게 흘러가는지 동승(ride along)취재했다. 포레스트팍 빌리지 경찰서의 25년 경력 베테랑 이영 경관이 취재를 도왔다. 그 두번째 기사다.<편집자주>
■협박 신고 받고 현장 출동
오후 5시쯤 히스패닉계 A(19)가 서를 찾아 ‘자신의 여자친구인 B(18)의 전 남자친구인 C에게 협박을 받고 있다’고 신고했다. 복역 중이던 C가 출소 후 자신을 협박한다는 것이 A의 전언. 하지만 상황을 들여다 보니 B와 C사이에서 태어난 갓난아이에게 A가 대마초를 물려주는 시늉을 하는 동영상을 본 C가 발끈한 것이 발단이었다. A에게 격노한 C가 A의 만행을 각종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에 올릴 것이며 A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한 것.
이영 경관과 그의 파트너 아담 경관은 C의 집을 방문해 ‘너의 분노를 이해하지만 협박은 그만두라’고 다독였다. 그 후 A의 집을 찾아 ‘그런 바보 같은 짓을 다시는 하지 말라’며 강하고 단호한 어조로 그를 혼냈다. 인상 깊었던 것은 이경관은 A의 부모와도 잘 아는 사이라는 것이다. 이경관은 “25년 간 이곳에서 일했기에 마을 이웃들을 자연스럽게 보다 더 자세히 알게 된다”고 전했다.
이 경관과 그의 파트너 아담 경관이 협박 신고를 한 A의 집을 방문하고 있다.
■언제나 다가오길 바란다
이 경관은 1968년 서울 출생으로 13살 때 도미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해병대에 자원해 복무했고 1991년 포레스트 팍의 경찰이 되었다. 이 경관은 한국말에 서툴지만 기회가 된다면 많은 한인들을 도와주고 싶다고 말한다. “작년 건설업자에게 사기 당한 한인 모녀를 도와 일이 잘 풀린 적이 있다. 그들은 내가 한인경찰이라는 사실에 큰 위안을 얻었다고 한다”고 사례를 전했다. 그는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한인들을 돕고 싶어한다. 이를 위해 쿡카운티 법원의 피해자 중 한인이 있다면 발벗고 나서 기꺼이 통역을 돕고 있고 3년전 한인경찰그룹에 가입하기도 했다.
순찰을 끝마친 후 이 경관에게 한인 커뮤니티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자 “비록 일이 위험해도 최선을 다하려 한다. 사람들을 돕는 것에 항상 보람을 느낀다. 대부분의 경찰은 나처럼 사람들을 돕는 것을 좋아하기에 경찰이 된 것이다. 경찰은 당신을 돕기 위해 있다. 언제나 도움이 필요하다면 주저 없이 경찰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민지 기자>
이 경관이 접수된 사건을 마무리한 후 무전으로 이를 보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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