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두표/시카고문인회
빛을 감추고 어둠속에서 때를 기다리며 숨는다. 즉 자기의 재능(才能)을 감추고 드러내지 않으면서, 때를 기다림의 뜻입니다. ‘韜’(도)는 韋(무두질한 가죽 )와 爫(손톱)와 臼(절구, 허물)의 합자로, ‘가죽옷에 긁힌 흠을 손톱으로 긁어 숨김’ 의뜻이고, 그다음 光(광)은 여기서는 ‘무엇인가를 회복(回復)시킨다.’의뜻입니다. 또 ‘養’(기를 양)은 ‘숨긴다.’의 뜻인 隱(숨길 은)과 같은 뜻으로 쓰입니다. ‘晦’(그믐 회)는 日(태양)과 屮(수풀)과 母(근본)의 합자로, 풀, 또는 초목으로 해를 가려 어둡게 하다. 의뜻입니다. 글자의 뜻을 특별히 자세하게 소개하는 것은 이 말은 그냥 고사성어가 아니라, 정치적인 외교정책에서 한자어를 쓰는 중국에서 만들어낸 정치용어에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시작은 나 관중(羅貫中)의 소설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에서 유비(劉備)가 조조(曹操)의 식객(食客) 노릇을 할 때 살아남기 위해 일부러 몸을 낮추고 어리석은 사람으로 보이도록 하여 경계심을 풀도록 만들었던 계책이었습니다. 또 제갈 량(諸葛亮)이 천하 삼분지계(三分之計)를 써서 유비로 하여금, 촉(蜀)을 취한다음 힘을 기르도록 하여, 위(魏), 오(吳)와 균형을 꾀하게 한 전략(戰略), 역시 도광양회(韜光養晦)의 전략입니다. 그러나 이 말이 후세에 널리 알려진 것은 이런 고사(故事) 때문이 아니고, 현대에 와서 1980년부터 중국이 취한 대외정책(對外政策)을 발표하면서 널리 세간에 알려졌는데, <뎡샤오핑>(登小平)은 개혁, 개방정책을 취하면서 ‘도광양회’의 기밀정책을 달성하기 위한 대외정책의 뼈대로 삼고,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경제력 과 국력(國力)이 생길 때 까지는 침묵을 지키면서 강대국들의 눈치를 살피고, 전술적으로도 협력하는 외교정책을 말합니다. 성어(成語)로서 도광양회(韜光養晦)란 말은 청조(淸朝)말기에 사용되었는데, 이후 중국을 개혁개방의 길로 이끈 그는 중국의 외교방향을 제시한 소위 ‘28자(字) 방침’라는 한자어 28글자로 짧게 만들어 사용하면서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된 용어로서, 원문 28자를 보면, ‘冷靜,觀察, 穩住降脚, 沈着庇付, 韜光養晦, 善于藏拙, 決不当魁, 有所作爲.(냉정,관찰, 온주강각, 침착비부, 도광양회, 선우장졸, 결부당괴, 유소작위.)즉 냉정한 관찰은, 중국이 어떤 입장을 내거나, 행동을 취하기 전에 국제정세가 어떻게 형성되었고, 변화 되어 가는지를 냉정하게 관찰하여야 한다며, 동시에 스스로 내부의 질서와 역량을 공고히 하고, 국력과 이익을 고려해 침착하게 상황에 대처하며, 밖으로는 능력을 드러내지 않고 실력을 기르면서, 능력이 없는 듯 낮은 기조를 유지하는데 능숙해야하고, 절대로 앞에 나서서 우두머리가 되려하지 말며, 꼭 해야만 하는 일만 하도록 한다. 본문 중 핵심은 ‘도광양회’와 ‘유소작위’인데 그중에서도 다시 4자로 줄여 ‘도광양회’(韜光養晦)라고 하는 것이며 그 뜻은 앞에 언급한 내용이 모두 함축(含蓄)되어 있습니다. 현재 중국의 <시진핑>(習近平)(1953년6월15일 베이징 출신)으로 2012년 10월 52세 때 중국공산당 당 총서기에 올라 ‘물망국치’(勿忘國恥) 즉 ‘치욕의 전(前) 세기를 잊지 말자.’라는 중국몽(中國夢)을 내걸고는 이 전략은 100년 계획인데, 42여년 밖에 지나지 않은 지금, ‘빛을 감추고 실력을 길러서 신흥강대국임을 선언’ 하면서, 발톱을 드러내고 점차 몸통을 다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