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풀이] 不可近不可遠, 敬而遠之(불가근불가원, 경이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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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두표/시카고문인회

너무 가까이도 하지 말고너무 멀리도 하지 마라존경은 하되 가까이는 하지 마라라는 뜻으로인간관계에서 자신의 처신(處身)에 관한 충고의 고사 성어입니다공자(孔子)는 소인배(小人輩)를 다룰 때 적당한 거리를 두고아주 가까이도 말고아주 내치지도 말라고 충고합니다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화()를 당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사기(史記)에 보면 전국시대(戰國時代)(B.C 403- 221) ()나라와 월()나라가 서로 각축전(角逐戰)을 벌이고 있을 때월나라의 왕 구천(句踐)은 나라가 어려운 시기에 <대부 종>(大夫鐘)과 <범려>(范郘)라는 두 신하를 스승으로 모시면서 국정을 운영했는데, <범려>는 왕을 보필하며 마침내 와신상담(臥薪嘗膽)의 숙적(宿敵)인 오나라를 멸망시켰다그러자 왕은 그에게 상장군(上將軍)의 벼슬을 내렸다그러나 막상 월나라가 오나라를 이기고 천하의 패자(覇者)가 되자 사람이 달라졌다이를 알아챈 그는 벼슬을 사양했다. ‘이미 목적을 달성한 군주 곁에 오래 있는 것은 위험하다.’ 즉 그는 그 자리에 있을 때와 떠날 때를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구천>이란 인물은 고생은 함께 나눌 수는 있어도 편안함은 함께 나누지 못할 인물이다이렇게 판단한 <범여>는 왕의 곁을 떠나기로 마음먹고 제()나라로가 관직에 나서지 않고 장사를 해 큰돈을 모았다고 합니다그는 <대부 종>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왕은 목이 길고 입이 튀어나온 이리()상이다이런 사람은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해야 합니다왜냐면 어려움은 같이할 수 있어도 즐거움은 함께 나누려고 하지 않고 독점하려고 하기 때문이오그러니 왕궁을 떠나 살길을 도모 하는 것이 좋겠소이다.’ <대부 종>은 <범려>의 충심어린 간곡한 조언을 무시하고 그냥 눌러 있다가 결국에는 모함을 받아 왕의 명령으로 처형당했다한편 제()나라로 간 <범여>는 이름도 바꾸고 해변에서 자식들과 함께 땀 흘리며 밭을 갈아 재산을 모았다그러자 그를 알게 된 제나라 조정에서는 재상(宰相)으로 와달라고 간청했다그러나 그는 관가에서 재상의 벼슬에 오르면 그 이상의 명예(名譽)가 없다그러나 명예가 계속되면 오히려 화근(禍根)이 된다.’고 말하며 사양을 하고 관직에 나아가지 않고 도리어 몰래 떠나 도()나라로 갔다도 나라는 당시에 물자의 유통이 활발하고 경제가 발달하였는데그는 이름도 <도주공>(陶朱公)이라 고치고농경과 목축(牧畜)에 힘썼다그리고 물가의 변동에 따라 시세 차이가 나는 물건을 취급하면서, 1할의 이익을 가지니얼마 안가서 수만금의 거부(巨富)가 됐다고 합니다그는 19년 동안 천금의 재산을 세 번씩이나 모았으나그중 두 번은 가난한 벗들과 일가친척들에게 나누어 주었다이른바 부유(富裕)하여 덕()을 행하기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사람은 부유해야만 비로소 인자(仁慈)함과 의리(義理)를 마음에 품게 된다고 합니다공자(孔子)는 논어(論語자로편(子路篇)에서 화이부동(和而不同)을 언급하며, ‘소인배(小人輩)는 뇌동(雷同)만하고 화합(和合)하지는 못한다며이런 자는 무조건 남에게 부화뇌동(附和雷同)만 하고 만다자아(自我)가 없는 사람이다즉 사회적 존재감이 없는 사람이라는 뜻이다그저 나만 잘살 면된다는 입신출세 형포악의 앞잡이 소인배는 적당한 거리를 둬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