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규만 교수의 심리학 세계] 부부이혼 예언 4번째 원인: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6): 시어머니인가 아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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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규만/한국 열린 사이버대학교 상담 심리학과 석좌교수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강한 남아 선호 사상이 있는데, 이러한 배경은 남자가 가문의 성씨를 유지한다는 종족 보존의 중요성이 있지만, 노부모들의 노후 대책이 세워지지 않은 세대에서 남자가 부모의 노후를 책임져야만 하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이렇다 보니 어머니는 장남에게 효도를 강조하고, 아내보다는 어머니에게 충성해야 한다는 것을 어린 시절부터 세뇌할 정도로 강조했다. 필자도 어린 시절에, “네 각시하고 네 엄마하고 물에 떠내려가면, 네 엄마 먼저 구해야 한다. 네 각시는 또 구하면 되지만, 네 엄마는 세상에 하나뿐이다. 명심하라!”란 말을 어머님이 하신 적이 있다. 또한 남자가 결혼하면, 주위 친척들은 “어머니와 아내 사이에서 남자가 중심을 잡고 잘 처신해야 가정이 편안하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렇다 보니, 우리나라의 남편들은 아내와 시어머니 사이에 갈등이 있으면, 자신의 어머니에게는, “집사람이 좀 부족해요. 어머니가 참아 주세요”라고 말을 하면서 어머니의 편을 들고, 아내에게는 “우리 어머니가 좀 성질이 있어. 좀 과하셨네, 당신이 좀 참아”라고 하면서 아내 편을 드는 척한다. 즉 자신의 엄마와 아내 사이에서 박쥐 역할을 하면서 둘 사이를 잘 조정하고 있다고 착각한다. 문제는 시어머니와 아내가 갈등이 있으면, 남편이 자신들에게 한 말들을 서로에게 전하면서 싸우다 보니까 남편의 정체가 들통이 나서 어머니와 아내 모두는 남편에게 배신감을 느껴서 남편의 입장이 곤란한 경우를 자주 보곤 한다.

필자는 결혼 상담을 하면서, 남편에게는, “만약에 엄마와 아내가 물에 떠내려간다면 누구를 먼저 구하겠는가?”라는 질문을 한다. 이 경우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남편은 어머니를 먼저 구한다고 자연스럽게 말을 한다. 어떤 남편은 아내가 우선이지요 라고 말을 하는데, 실제 행동은 시부모를 우선으로 하고 살고 있다. 그러나 아내의 눈치를 보는 남편은, “둘 다 스스로 헤엄쳐 나오라고 하지요”라고 하면서 아내의 반응을 살핀다. 필자는 이번에는 아내에게, “남편과 자식이 물에 떠내려가면 누구부터 구할 겁니까?”라고 질문하면, 아내는 즉각적으로, “당연히 자식이 우선이지요!”라고 서슴없이 대답한다. 그러면서 “남편은 힘이 세니까 혼자서 살아나오겠지요.”라고 부연 설명을 한다. 이 질문의 본질은 남편에게는 아내와 자신의 원 가족에 대한 중요성의 정도를 묻는 것이고, 아내에는 자식과 남편의 중요성에서 어느 쪽인가에 대한 아내의 가치관에 관한 질문이다. 위의 질문에 대한 정답은 “남편은 자신의 아내를 먼저 구하고, 아내는 자신의 남편을 먼저 구해서 둘이 힘을 합해서 시어머니나, 자식을 구하는 것이 정답이다. 즉 부부는 어느 상황에서도 부부관계를 우선 순위로 하며, 부부가 한 팀이 되어서 가정 경제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

◾아내가 시댁과 갈등이 있으면 불평하는 내용

▸당신은 나와 시어머니 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

▸당신 가족은 똘똘 뭉쳐서 나를 따돌리고 있어

▸나는 당신 가족의 일원이 아니잖아!

▸당신을 믿고 내가 시집왔더니, 당신이 나를 지켜 주지 않으면 난 어떡해! 난 누굴 믿고 살아…

▸ 왜 시집에는 죽고 못 살면서, 처가는 거들떠보지도 않아! 라는 등의 불평을 한다.

◾ 시집과 처가에 대한 현명하고 효과적인 대처 방법

첫째: 부부는 서로를 영 순위로 여기면서 팀워크를 해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안타까운 부부는 자신들의 문제가 아닌, 시집, 처가, 친척, 친구들의 문제를 대처하는 과정에서 부부가 자중지란을 벌여서 이혼으로 이어지는 부부들이다. 부부는 자신의 가족이 아닌 문제를 다룰 때 필히 상의하고 합의해서 공동으로 대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시부모님께 드리는 용돈이나, 명절에 방문하는 것도 서로 논의하고 합의해서 팀워크를 해야 한다. 친척을 돕는 것에도 배우자 모르게 하지 말고 공론화해서 서로 합의해서 도와주어라. 까다로운 시어머니를 대처하는 것도 공동 전략을 짜서 대처해야 한다.

둘째; 아내가 시집에 관련된 불평이나 문제를 제기하면, 1) 아내의 마음에 공감해 줄 것: 당신 우리 어머니와 대화하느라 힘들었구나, 당신 속이 많이 상했네! 등 2) 상황을 남편의 관점에서 설명하기: 어머니가 전화를 중간에 끊는 습관이 있는데, 나한테도 그렇게 하셨어! 3) 남편의 감정을 표현해 주기: 당신을 힘들게 해서 미안해. 내가 소홀했네! 등. 4) 앞으로의 계획: 내가 좀 더 신경을 쓸게 등

셋째: 남편이 평소에 아내에게 잘해 주고 사이가 좋아야, 아내가 시집에 잘해 준다: 남편은 평소에 아내를 구박하면서 시집에 잘해 주기를 기대하지 말아라. 아내는 남편에게 사랑과 관심을 받는다는 확신이 들어야 시집이나 남편 식구들을 챙길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아내에게 투자하는 만큼 시집에 아내가 베푼다는 것을 알아라. 이 경우 아내는 남편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을수록 시가나 남편의 가족도 살피는 효도와 센스와 아량이 있어야 한다. 남편에게 받기만 하고 혼자서만 즐기는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넷째: 남편은 시집과 처가를 챙기는 것을 공평하게 해 주어야 한다: 양가 부모에게 용돈을 드리는 것, 방문하기, 외식을 해 드리기 등 양가에 공평하게 대해드리도록 노력을 해야, 부부 관계가 돈독 해진다.

우리나라에서 결혼은 부부 둘만의 관계 형성이 아니고, 남편과 아내라는 가족 관계망에 발을 들여놓는 것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그러나 이 모든 관계는 부부 관계가 우선이라는 것을 알고, 부부는 항상 팀워크를 해야 한다. 부부들과 자신의 가정의 문제도 복잡한데, 다른 가족과 친척의 일로 인해서 부부 관계를 복잡하게 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