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賢一人, 以誨衆人之愚.(천현일인, 이회중인지우)

579

시카고 문인회 방 두 표

하늘(하나님)은 한 사람을 현명하게 해서 뭇사람의 어리석음을 가르쳐 주게 한다의 뜻으로이글은 채근담(菜根譚전집(前集)에 나오는 글입니다원문 중 일부를 소개해 보면, ‘天賢一人以誨衆人之愚而世反逞所長以形人之短天富一人以濟衆人之困.’(천현일인이회중인지우이세반령소장이형인지단천부일인이제중인지곤.)즉 하늘은 한 사람을 현명(賢明)하게 해서 뭇사람의 어리석음을 가르쳐주게 하였는데세상에서는 도리어 그 장점을 뽐내어 남의 단점을 들추어낸다또 하늘은 한사람을 부유(富裕)하게 해서 뭇사람의 빈곤(貧困)을 구제하려 했는데세상에서는 오히려 가진 것을 자랑하며 뭇사람의 가난을 능멸(陵蔑)한다참으로 천벌을 받아 마땅한 자들이다고 신랄(辛辣)하게 비평을 했습니다하늘이 한 사람에게 현명한 지혜를 주었을 때에는 무지(無知)한 대중을 지도하고 이끌어주어야 할 사명을 준 것입니다그런데 이를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은 자기의 현명함을 뽐내고 자랑삼으면서 남의 무지를 비웃고 그들의 단점을 들추어내는 데만 만족을 느낍니다또 하늘이 한 사람에게 부()를 줄 때에는 많은 가난한 사람을 구제하고 도와주도록 하기 위함이다그런데 이러한 뜻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도리어 자기의 부()를 기화로 가난한 사람을 능멸하고 짓밟으며 함부로 착취(搾取)함으로써그들을 도리어 울리고 있습니다이러한 무지각(無知覺)한 무리는 참으로 천벌을 받아야할 나쁜 자들입니다지금의 우리나라 정치판을 두고 얘기하는 것 같아 입맛이 씁쓸하다 못해 쓸개를 씹는 것 같습니다논어(論語)에서 <공자>(孔子)의 제자인 번지(樊遲)가 인()이란 무엇인지를 묻자, ‘仁者先難而後獲可謂仁矣.’(인자선난이후획 이면가위인의 니라.)즉 인자(仁者)는 어려움을 남보다 앞서서 치르고 보답(報答)은 남보다 뒤져 얻으면 참으로 어질다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또 옹야(雍也)편에서 제자인 자공(子貢)이 묻기를 만약 백성들에게 널리 베풀고많은 사람을 구제해 줄 수 있다면어떻겠습니까? ‘()’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이렇게 묻자 <공자>는 그 정도면 어찌 인()이라고만 하겠느냐그는 틀림없이 성인(聖人)이라 하겠다(), ()도 그렇게 하지 못함을 걱정했다그러면서 이어서 말하기를 己欲立而立人己欲達而達人能近取臂可謂仁之方也已.’(기욕립이입인 하며기욕달이달인 이니라능근취비 면가위인지방야이 니라.) 즉 원래 인()이란 내가 이루고자 할 때남도 이루고자 하는 것이다가까운 자기를 가지고 남의 입장을 비겨 아는 것이 바로 인을 이룩하는 방도라 하겠다고 했는데이 말은 개인과 인류를 인()으로 묶은 명언(名言)이며 진리(眞理)인 동시에 국가 지도자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참뜻이라 할 수 있습니다그래서 차라리 진리에 통달(通達)한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은 오히려 얼치기보다는 서로 의논하고 상의 하면서 일을 처리해 나아 갈수가 있는데중간 치기나 악한 자는 되레 억측(臆測)과 시기(猜忌)가 많아 함께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에 통달한 지인(至人)(덕이 극치에 이른 사람)은 그 마음이 어느 한곳으로 집착하여 편파(偏頗)되지 않으며 까닭 없이 근심하고 염려하는 일도 없으며 허심탄회(虛心坦懷)하고 아무런 사심도 선입관도 없는 천성이 고운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