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6-2015] 미국인들, 성인돼도 부모와 근거리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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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부양 의무감·교육·소득이 거리에 영향”

 

넓은 영토에 사는 미국인들이 예상과 달리 부모, 특히 어머니와 그리 멀리 떨어져 살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교적 사회복지망이 부족한 미국 특성상 부모, 자식 등 가족 부양을 대가족 울타리 내에서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미국 성인의 삶에 대한 연구·조사 자료들을 뉴욕타임스(NYT)가 분석해 23일 공개한 바에 따르면 미국 성인과 그 어머니의 거주지 사이 거리의 중간값은 18마일(약 28.9㎞)이었다. 여러 연구를 종합한 결과 부모와 자동차로 2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에 사는 사람은 20%에 불과했다. 대학 진학이나 군 복무를 제외하면 37%는 고향 밖에서 살아본 적이 없었고 57%는 태어난 주를 벗어난 적이 없었다.

미국은 ‘여러 세대의 구성원들이 서로 재정적·물리적인 지원을 주고받으며 긴밀하게 맺어진 가족들의 나라’였다. 교육·소득 수준이 부모와의 거리에 큰 영향을 미쳤다. 대학을 나와 전문학위가 있는 사람이 최종학력이 고졸인 사람보다 부모와 더 떨어져 살았다. 전문학위 보유자는 대도시에 일자리 기회가 많아서 멀리까지 이동할 요인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자녀나 부모를 위한 돌봄 서비스 비용을 댈 수 있는 고소득층은 저소득층보다 부모와 더 먼 거리에 터를 잡는 경향을 보였다. 연소득이 7만5천달러를 넘는 가정은 돈을 내고 자녀를 맡겼고 3만달러이하인 가정은 직접 아이를 돌봤다.

종합적으로 볼 때 기혼, 여성, 백인일수록 거리상 부모와 멀어졌고 미혼, 남성, 흑인일수록 반대였다.

미국인들은 예전과 비교하면 점차 고향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는 추세를 보였다. 여성의 역할 변화가 주 요인으로 꼽혔다. 과거 여성이 가정주부로서 집안일을 맡았다면 오늘날 미국 여성은 대부분 직업을 가지고 있다. 직장 여성이 늘어나면서 자녀나 노부모를 맡아줄 누군가가 필요해졌고, 외부인을 고용할 여력이 없는 가정은 부모와 가까이 살면서 이를 부탁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자녀가 있는 기혼 여성은 어머니나 시어머니와 가까이 살 때 노동 참가율이 10%포인트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베이비붐 세대의 노령화에 따른 노인 증가로 가족 구성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미국의 전통적인 가족 부양 시스템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저렴한 가격의 돌봄 서비스 확대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현재 평균적으로 한 가족내에서 구성원 7명이 80세 이상 노령자 1명을 부양하지만 2030년이면 4명이 1명을 부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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