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온전하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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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국 박사(횃불재단 트리니티 목회학 박사 프로그램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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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조지아주 클레이턴 카운티에서 재판이 열렸다. 기소된 범인은 캘빈 존슨이라고 하는
흑인 남자다. 백인 여자를 성폭행했다는 죄로 기소되었다. 미국 재판에는 배심원 제도가 있고
이들의 판단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날도 그 재판소에는 배심원들이 회의하고 있었다.
배심원 전부 백인이었다. 한 40분 정도 서로 의논을 하더니 이 기소된 흑인 남자가 진범이라고
단정한다. 흑인 여자 네 사람이 찾아와서 그 피고의 알리바이를 제시했는데도 배심원들은 이를
무시했다. 그리고 저 사람이 진범이라고 단정했다. 재판관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무기징역을 선고한 재판관 앞에서 캘빈 존슨은 마지막 진술을 한다. “하나님이 내 증인입니다.
나는 잘못 기소되었습니다. 나는 죄가 없습니다. 이제부터 나는 감옥에서 나의 억울함을
하나님이 벗겨 주시도록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날마다 기도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감옥으로 갔다.
그 후 16년이 흘렀다. 캘빈 존슨은 다시 재판정에 서게 된다. 드디어 DNA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
이 사람이 진범이 아니라는 사실이 16년 만에 밝혀진다. 그 시간 그는 손에 조그마한 신약 성경을
꼭 쥐고 서 있다. 무죄 석방이라는 재판관의 말을 듣고 묵묵히 재판장을 나오고 있는데 기자들이
몰려들어 묻는다. “존슨 씨, 당신을 16년간이나 감옥에 집어넣어 썩게 한 그 판사와 배심원들을
증오하지 않습니까? 보복하고 싶지 않습니까? 그리고 모순이 많은 이 미국의 사법 제도에 대해서
뭐라고 한마디 하고 싶은 말이 없습니까?” 그는 대답한다. “아니요. 내 마음에 타오르는 분노와
증오를 담고 있으면 그것은 나를 죽이고 맙니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내가 사는 것입니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지금 나가서 일자리를 구하는 것입니다.”
자기 가슴 속에 증오를 담고 있고 복수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남을 죽일 수 있다. 총을
들고 나가서 맘대로 재판정 안에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남도 죽이지만 동시에 자기도
죽는다. 존슨이 어디서 이와 같은 진리를 배웠을까? 손에 꼭 쥐고 있는 신약 성경을 읽으면서
형제를 향하여 노하는 자마다 살인자라고 하시는 주님 말씀 앞에 그는 자기도 살고 다른 사람도
사는 길이 무엇인가를 발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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