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로욜라대 생물학과 졸업 김하늘씨
지난 13일 졸업식을 마치고 김하늘(중앙)씨가 부모님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김하늘씨>
지난 13일 열린 로욜라대(School of Arts&Science) 졸업식에서 한인여성이 졸업생 대표연설을 해 1천여 관중들의 심금을 울렸다.
김하늘씨(26)가 그 주인공으로 김씨는 특히 입학당시 서류미비자 신분이어서 장학금이 취소되는 바람에 학비를 벌면서 어렵게 공부하느라 8년만에 졸업을 하면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둬 대표연설자로 선정되는 영예를 얻은 터라 더욱 의미가 깊었다. 김회연-영숙 부부의 1남 1녀 중 장녀인 그는 1989년 한국에서 태어나 생후 13개월 때 도미해, 뉴트리어고를 졸업하고 로욜라대에서 생물학을 전공으로, 생물통계학을 부전공했다.
김씨는 “전액장학생으로 선발됐고 기숙사비도 절약할 수 있다는 생각에 로욜라대학을 선택했지만 서류미비자자라는 이유로 모든 장학금이 취소돼 학비를 벌며 학교를 다녀야 했다. 2008년에 입학해 파트타임으로 학교를 다니다가 2년간은 휴학한 후 베이비시터, 개인강습, 웨이트리스 등을 하면서 학비를 벌어 다시 학업을 계속해야 했기에 졸업까지 무려 8년이 걸렸다”고 전했다. 그는 “뒤돌아보니 졸업까지 참 오래 걸렸고 힘들었구나 싶었다. 처음엔 서류미비자라는 꼬리표가 부정적인 시각으로 다가오기도 했지만, 열심히 하다 보니 친구들과 주변분들이 큰 힘이 되어 줬다”고 덧붙였다. 졸업생 대표연설도 이같은 내용을 주제로 택해 담담하게 그리고 진솔하게 발표함으로써 1천여 청중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김하늘씨는 “졸업생 대표연설의 영예를 얻게 된 이 모든 결과는 엄마 덕분이다. 어릴 때부터 나를 등에 업고 가사도우미, 주방일 등을 하던 엄마 모습을 봐왔기에 내가 힘들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엄마가 해준 말들과 함께 보낸 시간들이 나를 강하게 만들어 줬다”며 어머니에게 영광을 돌렸다. 김씨는 “졸업이 다가오면서 나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이 무엇인지를 놓고 기도하던 중 환경생태학 관련 리서치를 함께 했던 교수님의 추천으로 전액 장학금과 연구비가 지원되는 생물학과 대학원에 진학하게 됐다. 앞으로도 열심히 공부해서 정부기관 환경생태학분야나 가난한 나라에서 오염된 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딸이 졸업생 대표연설자로 결정됐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눈물이 앞을 가렸다”는 어머니 김영숙씨는 “이민와 넉넉지 못한 환경 속에서 어린 나이에 혼자 있어야 할 때 군말 없이 도서관에서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렸고 일 마치고 돌아온 엄마를 위해 썼다며 시를 선물하기도 한 착한 딸”이라고 전했다. 김영숙씨는 “합격통지서가 왔어도 장학금이 취소되거나 포기해야만 했던 순간을 돌이켜보면 참 막막하고 딸에게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하지만 딸아이와 항상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고 시험기간에 밤을 새며 공부하는 딸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함께 깨어 곁에 있어주는 것이라 생각했다. 어느 날 딸이 내게 ‘엄마 같은 엄마가 될거야’라고 했을 때 참 기뻤다. 믿음의 자녀로 밝고 온전하게 자라준 딸에게 정말 고맙다”고 덧붙였다.<홍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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