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간 콘크리트···흑인·라틴계 표심 당락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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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늘 중간선거
소수인종 전통적 민주 지지 불구
경제 위기 직격탄에 바이든 반감
흑인남성“공화 지지”4%p 올라
미 인구 20% 라틴계도 균열 조짐
초박빙 판세 캐스팅보트 가능성

미국 연방 상원의원(100명) 3분의 1, 하원의원(435명) 전체와 주지사 36명을 새로 뽑는 중간선거를 코앞에 두고 흑인과 라틴계 등 소수인종 표심이 선거 판세를 결정할 캐스팅보 트로 떠올랐다. 소수인종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들어 충성도가 떨어졌다.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이들이 경제 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반감이 커진 탓이다. 공화당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소수인종 후보를 대 거 출마시키는 등 ‘인종 투표’ 장벽을 허 물려 하고 있다.
6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비영리 정치조사기관 ‘HIT스트 래티지스’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흑인 남성 유권자 가운데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한 비율은 13%로, 올해 1월(9%)보다 4%포인트 증가했다. 4%는 격전지에서 당락을 결정할 수도 있는 숫자다. 조지아주(州)의 사례를 보자. 2018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소속 백인 남성인 브라이언 켐프 현 주지사는 1.4%포인트 차이로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민주당 후 보를 꺾었다. 최초의 흑인 여성 주지사에 도전한 에이브럼스는 당시 흑인 유권 자들에게 약 94%의 몰표를 받았다. 4년 만의 ‘리턴 매치’를 앞두고 지난달 실시된 5건의 여론조사에서 켐프 주지사의 수성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브럼스 후보를 지지하는 흑인 유권자가 83%로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흑인 표심 이탈로 민주당은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민주당 라파엘 워녹 현 의원(49%)과 공화당 허셜 워커 후보(46%)가 격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입장에선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힐 위기이고, 공화당으로선 반전을 쓸 기회다. 공화당은 상·하원 선거에 역대로 가장 많은 28명의 흑인 후보를 공천해 흑인 표심 잡기에 공들 였다.
미국 인구 5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소수인종 라틴계도 민주당을 떠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달 중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라틴계 유권자의 63%가 “오늘 하원의원 선거를 한다면 민주당을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공화당 지지율(36%)보다 27%포인트 높았지만, 2018년 중간선거 개표 결과에 나타난 양당 지지율 격차(40%포인트)보다는 줄었다. 척 로차 민주당 전략 가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라틴계 투표에서 승리하겠지만, 민주당이 지지자를 공화당에 빼앗기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미국 공영 라디오 NPR에 말했다.
라틴계의 ‘변심’은 라틴계 인구가 계속 늘고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에 치명적이다. 퓨리서치센터는 미국 유권자 중 라틴계가 2018년 12.8%에서 올해 14.3%로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민주당의 텃밭이었던 캘리포니아주가 흔들리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라틴계 유권자의 26%가 캘리포니아에 거주한다. 소수인종 표심을 가른 결정적 요인은 경제난이다. 지난달 미국 카이저가 족재단 설문조사에서 흑인 유권자 4명 중 3명은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등 민생 문제를 최대 걱정거리로 꼽았다. 라틴계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WP 론조사에서 라틴계 유권자 10명 중 8명은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거나 “나쁘다”고 평가했다.
소수인종은 국가적 경제 위기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연구에 따르면 흑인 중위 가구 총 자산은 백인 중위 가구의 8분의 1에 불과하다. 물가가 오르고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소수인 종 가정이 생계비와 주택비 압박을 더 많이 받게 된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민주당이 먹고사는 문제보다 소수인종 투표권 제약, 총기 폭력, 이민자 문제 등 이념적 의제에 치중돼 있다는 게 소수인종 유권자들이 설 명한 변심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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