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한인은행 직원 현황
한인은행들이 인력 운용에서 허리띠를 다시 졸라매고 있다. 영업망 확장과 실적 호조로 지속적으로 늘려 온 채용을 지난 1분기 사실상 동결한 것으로 경기 침체와 금융권 위기 사태 속에 비상 경영에 돌입한 결과로 분석된다.
3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자료에 따르면 미 서부지역에서 영업하는 10개 한인은행들의 올 1분기 풀타임 직원 수는 3,595명으로 전 분기의 3,654명에 비해 59명 감소했다.
한인은행 직원 수가 이처럼 감소한 것은 드문 일로 실리콘 밸리 뱅크(SVB)·시그니처 뱅크·퍼스트 리퍼블리 뱅크 파산에 따른 금융권 위기와 경기 침체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 속에서 비용 절감에 나선 것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자산규모 1, 2위인 뱅크오브호프와 한미은행, CBB 뱅크, 퍼스트 IC 뱅크 등 4개 은행이 1분기 직원 수가 전 분기 대비 감소했다.
특히 뱅크오브호프는 2022년 4분기 1,555명에서 2023년 1분기에는 1,479명으로 76명이나 감소했다. 전체 직원의 4.9%가 감소하면서 1년 전인 2022년 1분기의 1,494명 수준에 근접했다. 한미은행은 2명이 줄었지만 전 분기 수준을 거의 유지했다. CBB 뱅크는 전 분기 179명에서 올 1분기에 170명으로 줄었다. 2022년 4분기의 208명과 비교하면 38명이나 감소했다.
반면 나머지 6개 은행들은 소폭이나마 전 분기 대비 직원이 늘었다.
통상 자산과 대출, 예금 등 외형이 성장하면 확대된 영업규모에 따라 직원을 증원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한인은행들이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채용에 보수적으로 돌아선 것이 확인됐다.
남가주에 본점을 둔 6개 한인은행들의 경우 올해 1분기에 자산이 전년 동기 대비 13.3% 두 자릿수나 증가했다. 또 대출은 9.7%, 예금은 8.5% 느는 등 외형 성장을 달성했다.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해고를 하는 것보다는 자발적으로 나간 직원을 충원하지 않는 방법 등으로 인력을 조정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토요일 영업 중단, 모바일과 인터넷 뱅킹 확대, 지점 방문 고객 감소, 전산화 가속화 등으로 인력 운영에 탄력성이 생긴 것도 직원 감소의 한 이유”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은행 관계자는 “한인은행들은 주류 은행들처럼 인력을 대거 정리하는 경우는 드물다”면서도 “다른 비용 절감 방안을 먼저 추진하겠지만 필요하다면 인력 조정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