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일단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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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B 현 기준금리 유지

▶ 하반기 추가인상 무게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4일 기준 금리를 동결했다. 지난해 3월부터 약 15개월간 10차례 연속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렸다가 이번에는 금리 인상을 건너뛴 것이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을 통해 만장일치로 기준 금리를 5.00~5.25%로 유지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연준은 그러나 물가 안정을 위해 올 하반기에 금리를 더 인상하는 매파적 입장을 강력하게 시사하면서 추가적인 긴축 조치를 사실상 예고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목표 금리를 일정하게 유지함으로써 추가 정보 및 이 정보의 정책 함의에 대해 위원회가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위원회는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기 위해 강력하게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이번 금리 동결이 일시적인 조치로, 향후 물가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 높은 상태”라면서 “거의 모든 (FOMC) 위원들이 올해 중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 같다는 견해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내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위원은 없다. 연내 금리 인하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물가 안정에 최우선 순위를 둘 것임을 분명히 했다.

앞서 연준은 40년 내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목표로 지난해 3월부터 지난 5월까지 10회 연속 금리를 인상했다. 특히 지난해 6월, 7월, 9월, 11월에는 4차례 연속 파격적인 자이언트 스텝(한꺼번에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것)을 밟는 등 공격적인 조치를 취해왔다.

이에 따라 작년 3월 이전에 사실상 제로 수준이었던 기준금리가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갔다. 금리 인상 속도도 1980년대 이후 가장 빠른 수준이다.

FOMC 위원들의 금리 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dot plot)의 올해 말 금리 예상치(중간값)는 5.6%로 제시됐기 때문이다. 이는 3월 전망치(5.1%)보다 높은 것으로, 베이비스텝 기준으로는 올 하반기에 두 번 정도의 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점도표상에서 FOMC 위원 개개인의 전망을 보면 18명의 위원 중 9명이 올해 말 금리를 5.5~5.75%로, 2명이 5.75%~6.00%로 봤다. 6.00~6.25%를 꼽은 위원도 1명이 있었다. 올 연말 금리 수준으로 현 수준으로 제시한 한 위원은 2명밖에 없었다.